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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수술로 투어 이탈한 페더러는 재기에 성공할까?
김홍주 기자 ( hongju@mediawill.com ) | 2020-03-27 오전 10:45:41
로저 페더러가 재활을 잘 하고 우리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지난 2월 20일 자신의 SNS(트위터 및 인스타그램)를 통해 메시지가 담긴 사진 한 장을 게시했다.

페더러는 자신의 스매싱 사진과 함께 “내 오른 무릎이 한동안 좋지 않았다”면서 “괜찮아지길 바랐지만 정밀검사 끝에, 어제 스위스에서 관절경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수술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의사들은 지금 수술하는 것이 맞는 것임을 확인시켜주었고 의사들은 완벽하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페더러는 “모든 분들의 응원이 정말 고맙다. 곧 다시 투어로 복귀해, 잔디 시즌에서 팬들을 뵙기를 바란다”면서 복귀 의지를 보였다.

페더러의 오른쪽 무릎부상은 사실 올시즌 호주오픈부터 있었던 듯하다. 페더러는 16강 존 밀만(호주) 8강 테니스 샌드그렌(미국)과 각각 4시간이 넘는 풀세트 접전을 벌였고 이어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는 1세트 말부터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페더러는 조코비치와의 4강 경기 직전 연습을 건너뛰면서 ‘사타구니’ 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조코비치는 4강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를 끝까지 해준 페더러를 존경한다. 그는 오늘 확실히 부상이 있었고, 무브먼트가 정상일 때와 확연히 달랐다”면서 페더러의 경기력이 정상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조코비치는 이후 두바이 오픈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페더러의 부상과 수술 소식에 대해 “사실은 좀 놀랐다. 호주오픈에서 이미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았다. 사실 선수 자신 말고는 그 부상의 정도와 부위를 자세히 모른다”라며 페더러의 수술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페더러가 올시즌 초반 계획했던 자신의 스케줄로만 본다면, 이번 페더러의 수술이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

페더러는 수술로 인해 2019년 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렸던 두바이대회와 마이애미 대회의 포인트를 방어할 수는 없겠지만 사실 페더러의 원래 계획은 마이애미 대회 후 7주동안 휴식을 갖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자연스레 2020년 클레이코트 일정은 프랑스오픈 뿐이었다. 결국 이번 수술로 페더러는 총 14주 정도를 결장하게 되는데 오히려 이 기간 동안 재활과 휴식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도쿄올림픽도 취소되고, 다른 선수들도 강제 휴가에 들어간 상황이어서 나쁠 게 없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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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과 남은 시즌 전망
2017년 호주오픈을 통해 투어에 복귀한 페더러는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그랜드슬램 통산 18승을 이뤄낸다. 당시 앤디 로딕(미국, 은퇴)은 페더러의 우승을 축하하며 “여러분, 모두 지금 당장 테니스를 그만두세요. 그리고 6개월동안 쉬었다가 컴백하세요. 그리고 우승하세요.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 일입니다. 축하해 내 친구, 페더러!” 라는 재치있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리고 그 해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자신의 그랜드슬램 19번째이자 윔블던 통산 8번째 단식 트로피를 들어올린다.

2017년, 수술 후 복귀한 페더러는 그 시즌을 54승 5패로 마무리한다. 그 해 페더러의 시즌 첫 패배는 두바이오픈 2회전 에브게니 돈스코이(러시아, 당시 116위)였다. 이후 페더러는 2017년 시즌에 더욱 충격적인 패배를 한 번 더 당하는데 이는 슈투트가르트 오픈 1회전에서 토미 하스(독일, 당시 302위, 만39세)에게 6-2 6-7(8) 4-6으로 진 것이다. 이 패배는 페더러가 1999년 시티오픈에서 당시 407위였던 비외른 파우(독일, 당시 407위)에게 2-6 3-6으로 진 뒤 이후 가장 낮은 랭킹의 선수에게 진 경기였다.

아무리 토미 하스가 2002년 세계 2위까지 올랐던 선수라고 할 지라도 이 패배는 페더러에게 충격적일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경기에서 승리한 토미 하스도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나조차도 놀라서 어떤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라며 황당해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의외로 생각되는 저 두 경기의 패배 원인은 페더러의 경기감각에 대한 부분을 뽑을 수 있다. 두바이오픈은 2017년 호주오픈 이후 페더러가 한 달만에 처음으로 출전한 대회였다. 몇 년 뒤 페더러와 조코비치는 두바이오픈에 대해 “코트 표면이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에 적응하기 결코 쉬운 코트는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는 2017년 두바이오픈 결과에 대해 페더러 스스로도 변화된 경기감각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그리고 슈투트가르트오픈 1회전은, 페더러가 왼쪽 무릎 관절경 수술 후 투어에 복귀하면서 처음으로 클레이 시즌 전체를 쉬고 맞이한 첫 대회였다. 당시 페더러는 4월 2일 종료된 마이애미 오픈을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11주만에 슈트트가르트오픈을 통해 복귀했다. 그리고 첫 경기에서 졌다. 

페더러는 2018년 역시 클레이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작년에는 클레이 시즌을 모두 소화했지만 이는 한편으로는 시즌 첫 그랜드슬램이었던 호주오픈에서 16강 탈락이라는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기에 역설적으로 클레이코트 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왼 무릎 관절경 수술 후 페더러는 투어 중간중간 한 달 이상의 쉬는 시간을 갖고 있다. 결국 2017년 복귀사례를 볼 때 페더러는 투어 생활이 길어짐에 따라 자신의 ‘경기감각’과 ‘체력’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19년을 끝으로 호프만컵이 종료되자 페더러는 올해 ATP컵에 출전하지 않고 바로 호주오픈에 출전할 정도로 스케줄 관리를 통한 체력관리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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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의 재활일정이 순조롭다면, 페더러는 잔디시즌 시작과 함께 복귀하여 윔블던에 출전할 듯 하다(윔블던이 열린다는 전제에서). 이후 남은 하드코트 시즌을 예년과 같이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페더러의 복귀 후 성적은 페더러의 재활 진행 속도와 그에 따른 경기감각 회복에 달려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페더러는 2017년 복귀하면서 백핸드가 엄청 공격적으로 변했으며 성공률 또한 매우 좋아졌다는 것이다. 페더러는 2017년 시즌 중 3개대회 우승 직후 이에 대해 ATP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수술 후 하반기 6개월 동안 재활과정을 거치며 자신의 백핸드가 더욱 향상되었으며, 그것이 2017년 초반 3개 대회에서 우승의 원동력”임을 밝혔다. 이어 그는 “재활 후 라켓을 다시 잡게 되면서 정말 많은 연습을 했다. 2016년 말부터 백핸드에 엄청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7년 시즌 시작과 함께 나는 더욱더 코트 안쪽으로 깊이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백핸드 드라이브를 예전보다 훨씬 자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2017년 시즌 전까지 는 백핸드 슬라이스를 더 많이 사용하되 다음 샷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서 백핸드를 활용하곤 했지만, 이제는 그보다 백핸드 자체에 더욱 다양함을 배가하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더욱 공격적인 백핸드를 구사하게 되었다”라고 덧붙였다.

올시즌 역시 페더러는 수술과 재활을 선택했다. 그리고 2017년처럼 페더러는 재활과정을 거치며 또다른 변화를 줄 것이다. 페더러의 복귀가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글/백승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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