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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최고 등급 심판 누니, “전 세계를 돌며 투어 다니는 것이 심판의 매력"
백승원 객원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9-09-22 오후 5:16:22
특색있는 중저음으로 관중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누니. 사진= 박준용 기자
중저음의 목소리가 경기장을 채운다. 엔드 체인지 때 코트에 음악이 나오면 체어 엄파이어 자리에 앉은 채로 리듬에 맞춰 발을 흔들기도 한다.
 
아는 노래가 나오면 리듬에 맞춰 턱수염이 덥수룩한 고개를 흔들며 흥얼거리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한 시간이 되면 정자세로 돌아가 ‘타임(Time)’을 외치는 괴짜 심판이 있다.
 
주인공은 테니스 심판 최고 레벨 골드 배지를 보유한 프랑스 국적의 카데아 누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30여명의 골드 배지 심판 중 한 명이다. 그는 올해 US오픈 정현(한국체대, 143위)과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 35위)의 2회전에서 체어 엄파이어석에 앉아 한국 팬들에게 익숙하기도 하다.
 
누니는 이번 코리아 오픈에도 참여하여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거의 매년 한국을 방문하고 있다는 그는 “한국에 오면 꼭 불고기를 즐겨 먹는다”라면서 “그리 많이 한국에 오지 않았지만 최근 계속 한국을 방문해 음식 등 한국 문화에 좀 익숙해졌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테니스 심판이 된 계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가 있기보다 자연스레 심판을 하게 됐다”라면서 “체어 엄파이어가 되려면 우선 선심 자격증을 따야 한다. 선심이 된 뒤에는 각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면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는 자격요건이 주어진다”라고 말했다.
 
체어 엄파이어는 등급순으로 화이트, 브론즈, 실버, 골드 배지로 구분되는데 한 등급씩 올라가기 위해서는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골드 배지를 보유하고 있는 심판은 전 세계적으로 30여명에 불과한 만큼 골드 배지를 획득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누니는 “골드 배지 자격 유지를 위해서는 연간 심판을 봐야 하는 최소 경기 등 세부조건이 있다. 그 조건만 만족하면 골드 배지는 계속 유지할 수 있다”라면서 “골드 배지까지 획득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심판들에게 나이에 따른 ‘은퇴’라는 것은 없지만 때로는 지쳐서 더 이상 심판 생활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골드 배지 인원은 30여 명 정도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누니는 스코어를 부를 때 다른 체어 엄파이어와 다르게 발음 길이와 억양 등 자신만의 특색이 있다. 그는 “처음부터 그렇게 발음하지 않았다”라면서 “일부러 만들어서 발음한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자연스레 나만의 리듬으로 나만의 색깔을 입히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인터뷰하고 있는 누니. 사진= 박준용 기자
 
또한 “브론즈 배지 때 스코어를 너무 빠르게 발음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때로는 두 가지 언어로 스코어를 말해야 하는 상황이 있는데 그럴 때는 말이 자연스레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라면서도 “하지만 빠르게 발음하면 스코어를 확실히 전달할 수 없다. 또 모든 코트에 마이크가 설치되지 않아 전달력에 초점을 둬야 했다”고 말했다.
 
경기 경험 및 코트 상황, 설치된 마이크 등의 경험이 쌓이면서 지금처럼 스코어를 강조하면서 한편으로는 여유 있게 지금의 억양으로 스코어를 말하게 되었다는 누니는 “이제 내 경기를 보는 모든 사람은 내 스코어를 정확히 알아들을 것이다”고 웃었다.
 
누니는 체어 엄파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영어 등 외국어 구사 능력을 강조했다. 그는 “화이트 배지부터 모든 시험이 영어로 치러진다. 특히, 유럽 대회에서 심판을 보면 대회가 열리는 국가의 언어와 영어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테니스 용어를 여러 외국으로 알고 있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각국에 따라 경기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배우는 외국어도 있다는 그는 한국에서 ‘앉아주세요’ ‘빨리빨리’라는 말을 배웠다고 한다.
 
체어 엄파이어는 선수들처럼 전 세계를 투어 다닌다. 다양한 나라에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점이 체어 엄파이어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한편으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다는 것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누니는 체어 엄파이어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에 대해 “스코어를 정확히 말하는 것이다”라면서 “공을 정확히 보고 선수와 상황에 맞는 대화를 잘 이끌어 가야 한다. 자신의 감정도 숨길 줄 알아야 한다. 또 모든 상황에서 냉정심을 유지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체어 엄파이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직업이기 때문에 인내력을 가져야 한다. 또 국제심판의 가장 기초가 되는 화이트 배지 시험부터는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 능력을 갖추기를 권한다”라면서 “내 직업에 대한 애착이 경기장 안팎에서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져 좋은 영감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 백승원 객원기자, 사진= 박준용 기자(loveis5517@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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