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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국적 나오미는 왜 일본선수로 출전할까?
김홍주 기자 ( hongju@mediawill.com ) | 2019-01-28 오후 5:20:37
호주오픈 여자단식 우승 후 멜버른 브라이튼 비치에서 포토 슈팅 행사에 참가한 오사카 나오미
올해 호주오픈의 최대 뉴스 메이커는 오사카 나오미(일본)다. 나오미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홋카이도 출신의 일본인 어머니와 아이티 출신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이다. 나오미의 일본어 실력은 그저그렇지만 그녀는 일본 선수로서 사상 첫 세계 1위의 쾌거를 이뤄냈다.
 
호주오픈 여자단식 준결승전을 앞두고 한 미국 여기자는 "나오미는 사실 미국인"이라고 주장했다. 그 기자는 작년 10월의 WTA 투어 파이널에서도 똑같은 주장을 펼쳤었다.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에서 태어나서 자신의 이름이 오사카가 된 나오미는 4세때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했다. 당연히 일본의 기억은 거의 없다. 언어도 일본어 보다는 영어가 모국어일 정도로 유창하다. 미국과 일본의 이중국적 소유자이기에 미국 여기자의 주장대로 미국 선수로 등록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선수이다. 그렇다면 오사카 나오미는 왜 일본 국적으로 출전하는 것일까?
 
연유는 2013년 9월, 토레이 팬퍼시픽오픈대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일본테니스협회의 여자대표팀 코치였던 요시카와 신지는 일본 선수들의 플레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었다. 이때 비록 예선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15세의 오사카 나오미가 그의 눈에 띄었다. 요시카와 코치는 단번에 그녀의 재능을 알아보고는 여자대표팀 감독과 강화본부장에게 나오미의 존재를 보고했다. 요시카와 코치는 이후 나오미가 일본에 올 때마다 아지노모토NTC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으며 해외 대회에 출전해서도 끊임없이 연락을 주고 받으며 관찰했다.
 
나오미는 미국테니스협회의 주니어대회에도 많이 참가하였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수많은 주니어 선수들이 경쟁하는 미국에서 나오미는 '원 오브 뎀'에 불과했다. 나오미 부모는 미국테니스협회에도 지원을 요청하였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그러다가 2016년 호주오픈에서 나오미가 예선을 거쳐 본선 3회전에 오르자 미국테니스협회의 태도가 달라졌다.
 
그때부터 나오미를 자기 선수로 끌어들이기 위한 미국과 일본의 쟁탈전이 시작되었다. 미국 여자대표팀 감독이 직접 나서서 상당한 조건을 내걸었지만 나오미의 아버지는 무명 시절부터 딸의 재능을 알아보고 지원해준 일본에 대한 빚을 먼저 떠올렸다.
 
요시카와 코치는 지금도 "내가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현재의 코칭 스태프가 나오미를 꽃피웠다"고 겸양의 자세를 보이지만 한 지도자의 눈과 관심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오사카 나오미는 일본이 아닌 미국 선수로 기록되었을 지도 모른다.
나오미의 어머니는 딸에게 일본 문화와 요리를 계속 가르쳐주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오사카 나오미는 "나의 멘털리티는 일본인에 가깝다"고 말한다.
 
주니어 시절, 재능 있는 선수를 발견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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