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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오픈에서 테니스 중계의 비밀을 파헤치다
전채항 객원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8-09-26 오후 7:35:32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 설치된 카메라가 선수들의 플레이를 담고 있다. 사진= 신민승 인턴기자
[테니스코리아= 전채항 객원기자]지난 9월 15일부터 23일까지 WTA투어 KEB하나은행 코리아오픈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관중들은 탄성을 자아내는 선수들의 현란한 플레이에 환호하고 박수갈채를 보내며 열광적인 분위기를 끌어냈다. 그리고 경기장을 직접 찾지 못한 팬들은 TV와 실시간 인터넷 생중계,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코리아오픈을 함께 즐겼다. 이렇게 생동감 넘치는 영상은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일까?
 
코리아오픈 기간 내내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 앞에는 바리케이드로 둘러싸인 정체불명의 6개 컨테이너가 있었다. 그리고 엄격한 통제 속에서 몇몇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비밀 아지트 같은 컨테이너 속에 바로 테니스 중계의 비밀이 숨어있다.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 앞에는 6개의 중계 컨테이너가 자리잡고 있다
 
컨테이너 문을 열고 들어가자 모니터, 믹싱용 기계, 대형 트랜스미터, 슈퍼컴퓨터와 같은 프로세싱 장비 등이 어두운 방안을 가득 메우고 있다. 경기 시작 전 각종 장비를 점검하고 있던 오전 11시쯤, 아직 경기 시작이 전인데도 몇몇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곳은 바로 코리아오픈의 중계를 책임지고 있는 중계센터. 올해 코리아오픈의 중계는 영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퍼폼그룹(Perform Group, 이하 퍼폼)이 맡았는데 퍼폼의 국내 매니저와 제작 총괄 담당자로부터 테니스 중계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중계센터는 성격에 따라 업무가 나누어 진다. 먼저 센터코트의 영상을 담당하는 Center Court Gallery Cabin, 센터 코트의 시각 효과와 음향을 담당하는 Visual & Audio Cabin, 영상과 음향을 합치는 MCR(Master Controller Room) Cabin, 합쳐진 영상을 송출하는 역할의 Telstra(퍼폼이 관리하는 송출 업체명) Cabin, 2번코트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Smart Cabin,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WTA Office 등 6개의 부스로 이루어져 있다.
 
Center Court Gallery Cabin은 센터코트에서 펼쳐지는 영상을 1차적으로 담아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시작점이기도 하다. 센터코트에는 총 6대의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데(2번코트에는 4대 등 코리아오픈에 총 10대의 중계 카메라 설치) 각 카메라 감독들이 정성스레 담은 영상이 이곳으로 전달된다. 담당자는 다양한 앵글의 영상을 확인하고 전체 코트, 클로즈업, 사이드 뷰 등 순간에 알맞은 영상을 선택하여 박진감 넘치는 경기 영상을 완성한다. 또한 경기 도중 안내되는 각종 통계 또한 함께 작업하는데 에이스 개수, 위너 수, 에러 등 실시간으로 집계되는 자료가 영상에 입혀지는 곳이기 하다.
 
중계의 시작점인 Center Court Gallery Cabin
 
Center Court Gallery Cabin에서는 경기 통계 작업도 이뤄진다
 
Visual & Audio Cabin은 전혀 다른 세계에 온 듯했다. 마치 녹음실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각종 레버가 즐비한 이곳은 경기 영상의 소리를 담아낸다. 현장의 긴장감과 분위기 전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향을 담당하고 있는 이 부스는 영상과 함께 전체적인 작품을 완성하는 곳이다. 볼륨의 조절을 비롯 각 위치에서의 적절한 음향 전달이 가능하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영상과 마찬가지로 음향에 전문 지식을 가진 전문가만이 다룰 수 있는 일이기에 매우 섬세한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영상에 음향이 입히는 작업이 진행되는 Visual & Audio Cabin
 
영상과 음향이 합쳐지면 완성작이 되기 위해 작업을 거치게 된다. 영상과 음향 담당 부스 사이에 위치한 MCR(Master Controller Room) Cabin은 이 작업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이곳에서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면 이제 본격적인 송출이 이뤄지게 되는데 그 작업은 Telstra Cabin에서 수행된다. Telstra는 호주에 본사를 둔 디지털 플랫폼 업체로 인터넷 및 모바일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WTA 중계를 맡은 퍼폼이 방송 송출을 대행하고 있다. 한편 완성된 Dirty feed 파일(영상과 음향이 합쳐져 해설만 입히면 되는 영상, Clean feed는 음향만 존재)은 영국에 기반을 둔 클라우드 계정에 올려지는데 이 계정에서 WTA, WTA와 계약을 맺은 스트리밍 업체, 그리고 국내 중계를 맡은 JTBC3 FOX Sports 등으로 전달된다.
 
위와 같이 4단계로 진행되는 센터코트 중계와 달리 2번코트는 영상 제작과 송출 2단계로 축소되는데 이 중 영상 제작은 Smart Cabin에서, 송출은 Telstra Cabin에서 이뤄지게 된다. Smart Cabin은 1인 기업 같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한 명의 담당자가 영상 조정과 음향 믹싱 및 완성까지 모두 담당하기 때문이다.
 
올림픽공원 야외 코트 중 유일하게 2번코트 경기가 중계됐다. 총 4대의 카메라가 설치된 가운데 두 대는 자동으로 선수의 움직임을 추적하고, 나머지 두 대는 수동으로 조작된다. 재미있는 점은 네 대의 카메라는 사람 없이 조작된다는 점인데 특히 수동의 경우 Smart Cabin에 있는 담당자가 마치 게임기의 조이 스틱을 이용해 카메라 앵글 및 거리 등을 조종한다. 또한 Smart Cabin 한쪽에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도 제작하는데 EVS라는 장비를 통해 경기 중간중간 하이라이트에 들어갈 만한 클립을 담아뒀다가 경기가 끝나자마자 송출한다고 한다.
 
하이라이트 영상이 제작되는 Smart Cabin
 
부스별 소개가 끝나고 제작 총괄 담당자와 함께 중계에 대한 흥미로운 뒤 이야기 또한 들을 수 있었다. 컨테이너 부스로만 6개를 가득 메우는 장비는 대회까지 이송 및 설치되는데 3~4일가량 소요되며 운송 업체를 통해 이전 대회에서 다음 대회로 항공 또는 선박을 통해 옮겨진다고 한다.
 
코리아오픈의 중계를 맡은 퍼폼은 지난해 첫 중계를 앞두고 완벽한 준비를 위해 6개월 전 사전답사를 했으며 대회 장소를 살피고 카메라 위치 등을 파악하는 등 코리아오픈에 열정을 쏟았다고 한다.
 
퍼폼은 테니스 외 미식축구, 농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 중계를 맡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WTA와 조인트벤처를 통해 합작회사를 만들어 현재 연간 50여 개에 달하는 WTA투어 대회 중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코리아오픈 또한 그들이 맡은 대회 중 하나로 큰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중계 인프라가 훌륭하고 사람들이 친절해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라고 한다.
 
20명 정도(규모가 큰 대회는 약 40명 정도 투입)가 한 팀을 이루며 세계 각지를 항상 돌아다니기 때문에 가끔은 집이 그립다는 퍼폼 팀.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낀다는 그들의 열정으로 인해 코리아오픈의 멋진 영상을 많은 테니스 팬들이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글= 전채항 객원기자, 사진= 신민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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