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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레나, “후회? 여성 차별에 앞으로도 목소리 낼 것”
전채항 객원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8-09-09 오후 10:42:40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세레나. 사진= GettyImagesKorea
[테니스코리아= 전채항 객원기자]세레나 윌리엄스(미국, 26위)가 공식 기자회견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US오픈 결승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세레나는 9월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번시드 오사카 나오미(일본, 19위)와의 여자단식 결승에서 2-6 4-6로 졌다. 경기 결과 보다 세레나는 포인트 페널티에 이어 게임 페널티까지 받은 전무후무한 경기 내용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논란의 시발점인 코치 경고에 대해 세레나는 “나는 평생 경기 도중 코치를 받은 적도 없으며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받을 생각이 없다. 나의 코치를 비롯한 팀원들이 앉아있는 응원석에서 나를 향해 응원을 보내긴 하지만 코트에서는 오롯이 나 혼자 해결해야 하므로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서 “나는 이미 많은 그랜드슬램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편법을 쓰면서까지 이길 의사가 전혀 없으며 편법을 쓸 바에는 차라리 지는 것이 낫다. 나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떳떳하지 못한 행동은 하지 않는다”면서 “응원석은 코트 반대편에 있었고 잘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내가 코치를 받았다는 생각지도 못한 판정을 이해할 수 없었다. 따라서 체어 엄파이어와 깊은 대화를 나눴고 내 입장을 밝히며 사과할 것을 요구하였다. 체어 엄파이어도 어느 정도 나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좋게 끝난 것으로 정리하려 했으나 이런 사태가 발생해 안타깝다. 하지만 나는 명백히 코치를 받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신념을 굽히지 않고 의사를 전달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심판의 판정에 강력히 항의하고 있는 세레나. 사진= GettyImagesKorea
 
체어 엄파이어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논란이 된 몇 차례의 판정을 제외하고는 좋은 심판이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세레나는 더 이상 화살을 겨누지 않았으며 우승자 오사카에 대해서는 “매우 견고한 테니스를 보여줬고 수준급의 실력을 발휘해 그녀가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으며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지닌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잃지 않았다.
 
또한 “(시상식에서)관중들의 야유를 듣고 오사카나 이번 대회를 위해 열심히 일한 분들에게 이런 대우를 받게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그랜드슬램에서 처음 우승했을 때 이런 경험은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승자를 위한 시간을 만들어주려고 관중들에게 야유를 멈춰달라고 하는 등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했다. 앞으로는 긍정적인 일만 생길 것이라 믿고 싶다”며 시상식에서만큼은 오사카를 배려한 당시 정황을 차분히 설명했다.
 
시상식에서 관중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한 오사카를 위로하고 있는 세레나. 사진= GettyImagesKorea
 
마지막으로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이번 경기에서 한 가지 바꾸고 싶은 것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세레나는 몇 초 생각에 잠긴 후 떨리지만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의 주장을 내비쳤다.
 
세레나 “마지막 게임 페널티 상황을 다시 맞게 된다면 더 적극적으로 임했을 것 같다. 그동안 코트에서 수많은 언쟁을 봐 왔고 남자 선수들에게 비슷한 또는 더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이러한 처우를 받은 사례를 보지 못했다”며 “내가 여자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고 차별을 당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알리제 코르넷(프랑스)이 코트에서 상의를 갈아입어 경고를 받은 전례를 볼 수 있듯이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여자 선수이기 때문에 남자 선수들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고 아직도 개선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오늘 나는 실패했지만 다음에는 여자 선수들이 이런 대우를 받지 않도록 앞으로 더욱더 목소리를 높일 것이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자 기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실제로 욕설을 섞은 남자 선수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체어 엄파이어가 어떠한 경고도 주지 않는 등 관대한 면이 있었기에 ‘도둑’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세레나에게 곧바로 게임 페널티를 부여한 것에 대해 성차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004년 제니퍼 카프리아티(미국, 은퇴)와의 US오픈 8강 중 일어난 세레나에 대한 5차례의 결정적인 오심 판결 사건, 2009년 킴 클리스터스(벨기에, 은퇴)와의 US오픈 4강 중 비디오 판독으로도 판정이 불가했던 매치 포인트 직전 풋폴트 선언에 불복한 강력한 어필로 인해 매치 포인트마저 페널티로 내준 사건, 2011년 사만다 스토서(호주, 64위)와의 US오픈 결승 중 포인트가 끝나기 전 화이팅을 먼저 외쳤다는 판정으로 포인트 페널티를 받은 사건 등 유독 홈 코트인 US오픈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세레나의 악재 연속으로 기록된 가운데 호크아이 도입의 중요성을 세상에 알린 2004년 경기와 함께 US오픈 역사상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경기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기 후 세레나의 코치 패트릭 모라토글루(프랑스)가 코치를 했음을 시인했는데 정작 세레나는 모라토글루의 제스처를 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선수가 보지 못한 코치에 대해 선수에게 페널티가 주어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논란 역시 불거지고 있다. 여기에 모라토글루는 오사카의 코치이자 8년간 세레나의 히팅 파트너였던 사샤 바진 역시 경기 내내 코치를 했음을 언급하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더불어 이번 여자 단식 결승의 심판을 맡은 포르투갈 출신의 심판 카를로스 라모스 역시 과거 논란을 유발한 사태 또한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오며 심판에 대한 자질 역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라모스는 지난 2014년 라파엘 나달(스페인, 1위)과 스탄 바브린카(스위스, 101위)와의 호주오픈 결승 도중 나달이 부상 치료를 위해 코트를 장시간 빠져나간 이유를 묻는 바브린카의 질문에 라모스는 당시 나달의 사유를 알 수 없고 물어볼 수도 없다는 이상한 논리를 펼쳐 테니스 팬들의 원성을 받은 바 있다(관련기사 [호주통신58]바브린카, 새로운 왕좌를 품다!).
 
또한 지난해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6위)와 디에고 슈와르츠만(아르헨티나, 13위)와의 프랑스오픈 3회전 경기 중 조코비치에게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경고를 주었는데 결백을 주장하는 조코비치의 설명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경고를 강행했던 사례 역시 재조명받고 있어 선수만 징벌의 대상이 될 것이 아니라 판정에 책임을 져야 하는 체어 엄파이어 역시 오심 또는 논란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팬들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올해 US오픈은 코르넷의 상의 탈의에 따른 경고로 촉발된 여성 차별, 페르난도 베르다스코(스페인, 32위)가 폭염 규정 정책에 의한 휴식시간에 코치와 만난 것에 대한 앤디 머레이(영국, 382위)의 항의에 심판이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는 점, 체어 엄파이어가 심판석에서 내려와 닉 키리오스(호주, 30위)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는 전무후무한 특별 대우에 이어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레나에 대한 게임 페널티까지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오픈시대 이후 50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틀 하에 축제의 장으로 만들려던 미국테니스협회(USTA)의 야심 찬 계획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게 되었다.
 
글= 전채항 객원기자,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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