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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투어일기]호주오픈에서 사고 한번 치고 싶어요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7-12-11 오전 10:24:04
10월 말 선전챌린저를 시작으로 4주 연속 챌린저에 출전했습니다.
 
아쉬운 성적도 남겼지만 효고챌린저에서는 이토 타츠마(일본)를 꺾고 4강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후아힌챌린저를 마지막으로 2017 시즌의 모든 대회를 마치고 호주오픈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가 열리는 중국 주하이로 향했습니다. 이 대회에는 장제(중국), 양충화(대만), 리제(중국), 다카하시 유스케(일본) 등 아시아의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습니다.
 
저는 톱시드를 받았지만 4주 연속 대회에 출전한 터라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우승보다는 ‘한번 부딪혀 보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다행히 몸 상태가 조금씩 살아났고 8강에서 운 좋게 기권승을 거둔 후에는 ‘잘하면 우승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4강부터 움직임과 밸런스가 좋아졌고 공이 라켓에 잘 달라붙을 정도로 컨디션이 완전히 살아났습니다. 4강이 열린 날은 제 생일(12월 2일)이라 저 자신에게 선물하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어 승리했습니다.
 
결승은 항상 저를 위해 묵묵히 뒷바라지하시는 아버지 생신이었습니다. 물론 저에게 호주오픈 본선 진출권도 중요했지만 저를 위해 고생만 하시는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꼭 이기고 싶어 경기에만 집중했습니다.
 
상대가 4번시드라 힘든 경기가 될 것이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쉽게 이겨 기분이 좋았습니다. 또 아버지께 좋은 생신 선물을 드린 것 같아 더 좋았습니다. 이 대회 우승은 10년간의 제 테니스 인생 중 가장 기쁘고 뿌듯한 순간이었습니다.
 
테니스 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랜드슬램 본선에 뛸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 설레고 기대됩니다. 저는 2017 시즌에 윔블던과 US오픈 예선에 출전했지만 본선 무대는 아직 밟지 못했거든요.
 
지난해를 돌이켜 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챌린저 우승과 톱100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했고 마지막 목표인 호주오픈 본선 진출권도 따냈습니다. 2월 우즈벡과의 데이비스컵이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윤용일 코치(왼쪽)와 권순우
 
또 9월부터 함께하고 있는 윤용일 코치님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서브도 많이 좋아졌고요. 물론 1년 넘게 탁정모 코치님과 보낸 시간도 저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이제 또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호주오픈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것으로 만족하지 않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상황에서 시즌을 마무리해 아쉽지만 동계훈련을 잘해 호주오픈에서 사고 한번 치고 싶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관심과 성원이 없었더라면 이 자리까지 올 수 없었을 겁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2017 시즌을 계기로 세계 100위 안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새해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구술 및 사진 권순우(건국대), 정리 박준용 기자(loveis5517@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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