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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투어일기]윔블던 심판은 '하늘의 별 따기'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7-07-14 오후 2:27:39
윔블던이 열리고 있는 만큼 윔블던 심판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여느 그랜드슬램과 마찬가지로 윔블던은 심판 자격증 소지자를 상대로 연초부터 온라인을 통해 신청을 받습니다. 올해 저는 윔블던 기간 국내에서 국제대회가 열려 신청을 못 했고 신청 마감기간이 지난 후 국내 대회의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아쉽게 윔블던에 참여할 기회를 놓쳤습니다.
 
과거 윔블던에 몇 차례 참여하면서 심판부 책임자와도 친분을 쌓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대회라 아쉽지만 4~5월에 너무 쉼 없이 일만 한 것 같아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ㅎㅎ
 
윔블던 심판 선발은 수많은 신청자 중 경력과 평가서 등 여러 사항을 종합해 약 70명은 외국인, 나머지 300여명은 자국 심판들로 뽑습니다.
 
아무래도 자국 심판을 고용하는 것이 대회 측에서는 비용(교통비, 숙식비 등)을 아낄 수 있거든요. 그래서 호주, 프랑스. 영국. 미국 심판들은 자국 그랜드슬램에 참가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훨씬 쉽습니다.
또 윔블던은 숙박비 일부를 지원하지만 숙소는 직접 구해야 합니다. 심판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도 마찬가지인데 본선 선수들은 윔블던 내 저택을 통째로 빌리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심판들은 친분이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지내거나 비용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에서 생활하는 심판들도 있습니다.
 
항공료 제공여부에 관해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체어 엄파이어에게는 전액 제공되고 선심에게는 제공되지 않지만 보수가 매우 넉넉한 편이라 항공권에 대한 부담은 없습니다.
 
 
다만 윔블던에만 있는 시스템인데 처음 참가하는 심판은 예선 4일만 활동하고 본선에는 참여할 수 없습니다.
 
보통 예선만 몇 년 활동하고 돌아가는 식의 수련(?) 생활을 반복하면 이후에는 본선에서도 심판활동을 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10년 이상 예선에서만 활동하는 심판도 많고 아시아 심판들이 예선만 참가하면 항공료 충당이 안 돼 금방 포기하는 심판도 많습니다.
 
또 예선 경기장은 본선과 다르고 윔블던 심판 유니폼도 지급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수에서도 차이가 큽니다.
 
가끔 예선만 활동하기로 통지를 받고 나흘 동안 체어 엄파이어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선심은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활동을 못 하게 되는 심판들의 대타로 선택되는데 저는 2012년 운이 좋아 윔블던 참가 3번째 만에 본선에서도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윔블던에 조명시설이 없어 ‘해가 진 뒤에는 일할 필요가 없겠구나’라고 좋아했는데(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새벽 1~2시까지도 경기가 열림) 런던의 해는 오후 9시가 되어도 질 생각을 안 해 굉장히 충격을 받았던 기억도 납니다.
 
윔블던도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심판들도 꼭 활동하고 싶어 하는 대회입니다. 윔블던만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이 있거든요. 앞으로도 윔블던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선수와 심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글, 사진= 유제민 국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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