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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민 심판 투어일기]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애쓰는 외국 선수들 보며 국내 환경에 감사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7-04-19 오후 4:23:28
저는 3월 말부터 3주동안 퓨처스가 열리는 인도네시아에 와 있습니다. 2주차부터는 안성시청 팀선수들도 출전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는 예선 1회전부터 체어 엄파이어는 물론 라인즈맨과 볼퍼슨까지 있어 선수들이 매우 만족스러워 하고 경기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태프도 많아 비가 온 후의 정리도 금방 끝납니다.
 
동남아 대회이다보니 우리나라에서 경험하기 힘든 일들도 많이 일어납니다. 열대 기후라 장대같은 비가 거의 매일같이 오는가 하면 비가 오기도 전에 20분 가량 천둥 번개만 쳐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황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비가 내려 경기가 지연돼 밤에 조명을 켜고 복식을 하는데 선수들의 다급한 요청이 있었습니다. 코트에 가 보니 많은 수의 박쥐가 낮게 코트 주변을 날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선수들은 경기하는데 지장이 있다고 해 다음 날로 경기를 연기했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갑작스런 요청에 당황했을 법도 했지만 예전에 다른 동남아 심판에게 경기 중 이번과 같은 박쥐의 방문 소식을 접했던 적이 있었기에 큰 고민 없이 다음날 진행하는 걸로 결정하였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물가가 비교적 저렴해 처음 보는 미국, 유럽, 호주 선수들도 많이 출전했습니다. 자국보다 영화티켓 값이 5분의 1밖에 안된다며 매일 영화를 보러 다닌다는 선수, 경기가 끝나고 열심히 놀러다니는 선수, 다음 대회는 또 언제 있냐며 꼭 다시 오겠다는 선수도 많았습니다.
 
 
대회 공식 호텔은 꽤 고급인데 선수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경기장은도 호텔 안에 있어 호텔방에서 도보로 1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이 있어 편의성이 높습니다.
 
다만, 대부분 외국선수들이 그렇지만 자비로 투어를 다니는 선수들은 외부에 좀 더 저렴한 아파트 등을 동료와 함께 렌트해 식사를 직접 해결하는 등 헝그리 정신을 발휘하는 선수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생활을 하면서도 경제적 생활이 힘들어 곧 은퇴할 거라는 세계 400위권 선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래도 국내 테니스 환경을 생각해보면 감사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인도네시아 투어가 끝나면 한국에서 심판강습회에 참여하고 7주 연속 국내 투어를 시작합니다. 한국의 꽃놀이에 봄 날씨를 만끽하고 있는 친구들의 SNS를 보고 있으면 덥고 습한 자카르타보다는 얼른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글, 사진= 유제민 국제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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