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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대 새로운 사령탑 최진영 감독, “책임감 갖고 선수들의 길잡이가 되어주고 싶다”
김홍주 기자 ( hongju@mediawill.com ) | 2020-06-03 오후 1:58:36
맛있는 토크

30년간 명지대를 책임지던 신순호 감독이 퇴임을 하면서 새로운 사령탑이 선정됐다. 그 주인공은 전 국가대표 출신이자 은퇴 후 박사 학위까지 받은 최진영 교수이다. 이제는 교수 직함에 감독이라는 무게를 함께 짊어지게 된 최진영 감독. 감독으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녀를 ‘맛있는 토크’에서 만나봤다.

 
FOOD
최진영 감독을 만난 곳은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 인근의 한 오리전문점이었다. ‘그대덕애’라는 이름을 가진 이곳은 최 감독의 단골집이다. 그녀는 “지인들과 자주 오는 곳이다. 특히 곤드레나물 정식이 아주 맛있고 잘 나온다”라고 메뉴를 설명했다. 최 감독은 한식을 유독 좋아한다고 한다. 음식을 가리지 않는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한식을 즐겨 먹는 그녀는 평소에는 선수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어렸을 적에는 외국대회에 나가서 식사하는 걸 힘들어 했지만 잘 챙겨준 감독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최 감독은 어느새 자신의 제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다양한 반찬이 나온 만큼 분주하게 젓가락질을 하며 ‘맛있는 토크’는 시작이 되었다.
 
STORY
최진영 감독은 원래 화가를 꿈꿨던 아이였다. 7살 때는 전국대회에서 입상을 할 정도로 재능이 있었지만 부친의 반대가 극심했다. 그녀는 “아버지가 축구선수였다. 그래서 얼마나 힘든 길인지 알기에 예체능쪽으로 진로를 결정하는 것에 반대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림을 더 이상 그릴 수 없게 된 최 감독은 우연치 않게 테니스를 만나게 됐다. “충주에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됐다. 그곳에 테니스부가 있었는데 반항심에 들어갔다. 테니스를 잘 몰랐지만 그림을 못 그리게 된 이유에 대한 반항심이 들어 부모님 몰래 테니스부에 입단했다”라고 설명한 그녀는 처음에는 반항심이었지만 막상 테니스를 시작하니 재미가 붙었다고 한다.

하지만 몰래 테니스를 배우기 시작한지 4개월이 지나 결국은 부모님께 이 사실을 들키게 됐다. 역시나 부친의 반대는 여전했다. 최 감독은 “밥도 주지 말고 학교도 가지 말라고 하실 정도였다”라며 얼마나 아버지의 반대가 극심 했는지를 설명했다.

최 감독은 “10살의 나이로 ’자식이 나쁜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데 왜 반대를 하냐’라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다. 그때 부모님이 충격을 받으셨다. 그리고 결국 6학년 때까지만 하기로 타협을 봤다”라며 당시를 설명했다. 약속은 6학년 때까지였지만 최 감독이 재능을 보이며 여러 번 입상을 하고 교보생명컵에서 2관왕을 하자 부친도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최 감독의 테니스 인생은 중학교 때도 위기가 있었다.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에 서울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었다. 하지만 이것이 다른 곳으로 떠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켰고 최 감독은 라켓을 놓았다. 다시는 테니스를 하지 않겠다는 마음이었지만 결국 그녀는 4개월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어른들의 오해가 풀린 점도 있었지만 쉬는 기간에도 코트를 찾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라켓을 잡은 그녀는 복귀 후 일주일 뒤 출전한 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여전히 실력을 과시했다.
 
성인이 되어 찾아온 부상… 학업과 테니스를 병행하다
최 감독은 대학교 진학을 결정하기 전 실업팀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었다. 많은 고민이 됐지만 최 감독은 명지대 진학을 선택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어머니께서 내가 아무리 선수여도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기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학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그녀의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다. 바로 어깨가 문제였다. 과부하 된 어깨로 인해 그녀는 부상을 달고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최 감독은 “스트레칭이 왜 중요한지 뒤늦게 알았는데 이미 늦었다. 어렸을 때는 경기도 힘들다 보니 몸풀기와 스트레칭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런 경직된 몸을 가지고 경기를 뛰었으니 어깨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라고 전했다.

공격적인 스타일이었던 최 감독은 수비형으로 스타일을 바꾸었지만 아픈 몸은 계속 이어졌다. 이는 실업팀인 양천구청에 가서도 반복됐다. 그녀는 이때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팀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야간에는 학업을, 그 외에는 테니스에 집중했다. 주변의 좋지 않은 시선도 있었음에도 끝까지 해낸 자신의 노력을 칭찬할 수 있었지만 그녀는 오히려 응원해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함을 먼저 전했다. “주변의 친구들과 교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한때는 자신이 없어 겁이 나기도 했지만 노갑택 교수님이 용기를 불어 넣어 주셨고 연구팀에도 들어가게 됐다.”

대학원을 함께 한 동료들의 도움과 자신의 의지를 끝까지 굽히지 않았던 최 감독은 결국 박사 학위까지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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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감독으로서의 책임감
시련에도 주저하지 않고 도전을 성공으로 이끌어 낸 최 감독은 이제 신순호 감독의 뒤를 이어 새로운 출발점에 서게 됐다. 30년이라는 세월 동안 신 감독이 해낸 성과가 뛰어나기에 부담도 많이 될 것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누가 이 자리를 맡든 부담이 될 것이다. 30년이라는 세월을 이끈 신순호 감독님의 후임 자리는 부담스럽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신순호 감독님도 ‘너는 잘 할 수 있다’라고 격려해 주셨기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그녀가 감독으로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많이 꺼낸 단어는 책임감이었다. “단지 테니스 실력만이 다가 아니다. 누구는 선수로서의 생활을 이어갈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선수는 새로운 길을 갈 수가 있다. 그 아이들을 책임져야 하는 자리가 바로 감독이다”라고 설명한 최 감독은 선수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잘 적응하며 자신의 길을 갈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의지를 덧붙였다.

올해 목표를 묻는 말에도 그녀는 “우선 전국체전에서 신순호 감독님에 이어서 11연패를 달성하고 싶다. 또한 아직 대학 선수들에 대해 직접 본적은 없다. 정보가 있기는 하지만 직접 내 눈으로 보지 못했기에 이들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며 자신의 계획을 담담히 전했다. 그녀는 누구보다 감독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최 감독은 “노갑택 교수님과 신순호 감독님이 내게 많은 영향을 주셨다. 그분들 덕분에 테니스 인생을 잘 이어갈 수 있었다”라며 두 은사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그녀는 “대(大)명지대라는 말을 좋아한다. 아이들이 어디를 가더라도 명지대를 졸업했다고 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주고 싶다”라고 전한 최 감독은 감독으로서 최종 목표에 대해서는 “이 자리는 부모와 다름이 없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부모로서, 또 어른으로서 아이들이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옆에서 함께 하고 길을 열어주는 길잡이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싶다”라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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