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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토크] 한국 테니스 희망을 키우는 탁정모 코치
김진건 기자 ( jinkun@mediawill.com ) | 2020-05-06 오전 10:03:21
여자 한국 테니스 희망 박소현을 맡고 있는 탁정모 코치.
탁정모 코치는 정윤성(CJ제일제당 후원, 의정부시청)의 주니어 시절을 함께했고 권순우(CJ제일제당 후원, 당진시청)의 밑거름을 다졌으며, 지금은 한국 테니스의 희망 박소현(CJ제일제당 후원, 성남시청)을 맡고 있다.
 
선수들의 시작을 함께한 그는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며 투어 코치로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지금까지 이야기를 ‘맛있는 토크’를 통해 들어보자.
 
FOOD
 
 
 
탁정모 코치를 만난 곳은 성남 분당에 위치한 ‘강가’라는 인도 요리 전문점이었다. 평소 강가를 자주 찾는 탁 코치는 메뉴판을 보며 능숙하게 주문을 했다.
 
그는 “인도에 가서는 인도 음식을 즐겨 먹지 않는다. 그곳 음식은 입맛에 맞지 않지만 강가의 음식은 참 맛있는 것 같다”라며 식당을 칭찬했다.
 
젊었을 적에는 매운 음식을 좋아했지만 탁 코치는 투어 생활을 하면서 외국 음식을 자주 접하다 보니 이제는 딱히 매운 음식을 먹지 않는다.
 
그는 “해외에 가서도 현지 음식을 먹으려고 하고 한식은 최대한 먹지 않으려고 한다. 아무래도 국물 요리가 많고 염분도 많아 피하려고 한다. 물론 나는 먹고 싶지만 선수들에게 염분이 많은 음식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취사가 가능한 숙소를 잡아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다고도 전했다. 다행히 함께 다니는 트레이너의 요리 솜씨가 뛰어나고 박소현도 요리를 좋아한다고 한다.
 
탁 코치는 자신은 설거지를 맡고 있다며 머쓱하게 미소를 지었다. 탁 코치도 여느 코치와 마찬가지로 음식은 항상 선수들에게 맞춰서 섭취한다. 투어 코치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지만 그의 마음에는 선수가 1순위였다.
 
음식을 가리지 않기에 먹고 싶은 음식도 많겠지만 그에게는 자신의 개인적인 취향보다 선수들이 더 중요했다. “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하하”라고 호탕하게 웃었던 탁 코치는 자신이 좋아하는 ‘강가’의 요리를 맛있게 먹으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STORY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던 선수시절
 
 
 
탁정모 코치는 토성초등학교에서 처음 테니스와 만났다. 그때만 하더라도 토성초등학교는 이제 막 전문선수를 육성하는 시점이었다.
 
취미반으로 테니스에 발을 담근 탁 코치는 많은 인원이 테니스를 하다 보니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부모님도 내가 공부에 답이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운동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하셨다. 하하. 하지만 별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만둘 생각도 했지만 삼촌의 지인을 통해 원주중학교에서 한두 달 정도 배울 기회가 있었고 그때 깊이 빠지게 됐다. 토성초등학교는 아직 엘리트 육성에 자리를 잡지 않았기에 테니스 명문이었던 금성초등학교에 가서 숙소 생활을 시작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특출나게 재능이 있는 경우가 아니었기에 탁 코치는 뛰어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교내에서도 중하위권 정도의 실력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전환 시켰던 계기가 중학교 2학년 때 벌어졌다.
 
그의 모교인 건대부중이 결승에서 마포중학교에 승리를 거뒀던 때이다. 탁 코치는 “나는 선발에 뽑히지 못했다. 우리가 마포중과 결승을 치러야 했지만 당연히 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마포중은 강팀이었다. 하지만 승리했다. 모두가 기뻐 했지만 나는 기쁘지 않았다.
 
오히려 속상했다. 나는 주전이 아니고 밖에서 박수를 친 선수였기 때문이다. ‘내가 박수나 치려고 테니스 선수가 된 것이아닌데’라고 생각했으며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바로 그때가 터닝 포인트였다. 회식도 가지 않고 운동했다. 이후로 일요일 빼고는 새벽, 오전, 오후, 야간 운동을 거르지 않았다. 그 누구보다 정말 열심히 했다”라고 설명했다.
 
순전히 노력파였던 탁 코치는 중학교 3학년 마지막 학생선수권에서 준우승을 거두고 이후로도 꽤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정윤성-권순우-박소현으로 이어진 투어 코치
 
 
 
탁정모 코치는 전역 후 주원홍 감독(당시 삼성증권)이 주니어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한 SMI 아카데미에서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SMI에 계셨던 주원홍 감독님은 물론 많은 선배 코치들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이후로 송형근 코치와 함께 주니어 육성을 했었고 (정)윤성이를 맡기 시작하면서 투어를 다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탁 코치와 정윤성은 이종사촌 관계다. 주니어 시절 뛰어난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으며 가족이었던 정윤성을 맡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정윤성의 US오픈 주니어, 호주오픈 주니어 4강이라는 업적을 함께 이루었다.
 
투어 코치로서는 초보였지만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기에 충분히 자랑할 수 있었지만 탁 코치는 오히려 지금까지도 정윤성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는 “나처럼 미숙한 코치를 만나 윤성이가 더욱더 높은 수준으로 오르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지금도 미안하다. 나도 처음이었기에 너무 내 고집만 부리지 않았나 싶다”라며 “그때 윤성이가 충분히 잘했던 시절이기에 나보다 높은 수준의 코치가 필요하지 않았을까”라고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정윤성에 대한 애정은 여전했다. 코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을 때도 탁 코치는 “윤성이가 US오픈 주니어 4강에 올랐을 때처음으로 남몰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정윤성에 이어 탁 코치는 지금 한국 테니스 리더로 성장한 권순우를 맡았었다. 코치로서 어느 정도 성장을 했기에 권순우와의 투어는 순조로웠다.
 
그는 “순우 때는 성적에 대한 부담이 많이 됐다. 그래도 400위대에서 1년 만에 100위대까지 세계랭킹을 올렸다. 순우가 워낙 예의도 바르고 둥글둥글한 성격이었던 부분도 있지만 손승리 코치와 교류를 하면서 선수들을 기다려주는 법을 배웠다. 인문학적으로도 많이 공부하면서 내 스타일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선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었다”라며 코치로서 성장한 과거를 설명했다.
하지만 자신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는 탁 코치답게 권순우와 챌린저급 대회를 다니고 그랜드슬램 예선에 나가면서 권순우에게는 다른 코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내 한계를 다시 느꼈다. 그래서 윤용일 코치가 순우를 맡게 됐다. 윤 코치님은 나보다 높은 수준의 코치였기에 믿고 맡길수 있었다”라고 전한 탁 코치에게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하자 그는 “좋게 말하면 그렇지만 또 나쁘게 보면 포기가 빠른 것일 수도 있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탁 코치는 권순우 이후 정윤성과 다시 만났고 지난해부터는 한국 테니스 유망주인 박소현을 맡고 있다. 그는 “처음 여자 선수를 맡아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아무래도 아직은 소녀이다 보니 소현이가 내게 모든 것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박소현에 대한 자랑이 이어졌다. “소현이는 재능이 무척 뛰어나다. 하드웨어도 부족하지 않고 굉장히 영리한 선수다. 항상 경기 전에 나름대로 시뮬레이션을 하고 점수도 미리 적어보는데 소현이는 나의 예상을 벗어난 적이 많다. 확실히 승부사 기질이 있다”라고 전했다. 마치 딸 바보와 같은 모습이었다.
 
그가 꿈꾸는 목표들
 
 
 
정윤성, 권순우, 박소현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스포티즌이 소속사로 있다는 사실이다. 그만큼 그들을 맡았던 탁정모 코치도 스포티즌과의 인연이 오래됐다.
 
그는 우선 스포티즌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탁 코치는 “무엇이든 투자가 있어야 발전이 있다. 정현, 권순우 등 뛰어난 선수가 나올 수 있는 것은 과거 유망주 육성팀과 같은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세 선수(정윤성, 권순우, 박소현)가 투어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스포티즌의 도움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구)연우도 마찬가지다. 잘 모르시는 분들은 계약에 대해 안 좋은 시선으로 보기도 하지만 든든한 소속사가 있기에 투어 생활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없었다면 윤성이와 순우도 이렇게까지 성장하기 힘들지 않았을까”라고 밝혔다.
 
바로 옆에서 주니어 육성에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던 탁 코치는 장기적인 목표도 이와 연관되어 있었다.
 
그는 “먼 미래의 이야기겠지만, 여건만 갖추어 진다면 주니어 육성을 해보고 싶다. 현재 활약하고 있는 정현, 권순우 등도 모두 육성팀에서 그 기틀을 마련했었다. 투어를 다니며 선진국 육성 프로그램을 보았는데 개인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목표를 전했다.
 
물론 그 전에 그의 목표는 박소현의 성장이었다. 그는 “지금 당장 목표는 소현이를 좋은 선수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전에 말한 장기적인 목표는 소현이를 우수한 선수로 만드는 목표를 이룬 다음의 이야기이다”라며 단호히 전했다.
 
투어 생활을 하면서 물론 모든 것이 좋을 수는 없었다. 그는 이제 비행기를 타는 것이 지긋지긋하다고 한다.
 
직업병의 일종일까. 이제는 비행기를 탈 때마다 공황장애가 올 정도의 상태가 됐다. 호주에서는 선수와 트레이너는 비행기를 태워 보내고 자신은 800km를 운전해서 갈 정도로 힘들어했다.
그것만 제외하고는 투어 코치가 자신에게 맞춤이라고는 하지만 비행기를 탈 때마다 느끼는 고통은 상당하다.
 
그럼에도 그가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치의 역할은 5%미만이다. 95%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탁 코치가 인터뷰 중 전한 말이다. 어쩌면 그 5%를 완벽히 해내기 위해 탁 코치는 끊임없이 투어를 다니는 것이 아닐까 예상해 본다.
 
그는 다른 코치들의 장점을 흡수해서 더 나은 코치로 성장하고 싶다고 한다.
 
“윤용일 코치는 선수들의 신념, 감각을 기르는 데 장점이 있고 손승리 코치는 데이터를 기반을 둔 지도에 장점이 있다. 이 두 분의 장점을 조화롭게 수용한 코치가 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그가 최종적으로 남고 싶은 투어 코치의 모습은 무엇일까.
 
탁 코치는 이에 대해 “누구나 닮고 싶은 투어 코치가 되고 싶다. ‘투어 코치에 대해 궁금한 게 있는데 누가 가장 잘 알아?’ 라는 질문에 내 이름이 나올 수 있을 정도의 코치가 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한국 테니스의 희망을 맡으며 자신도 함께 성장했던 탁정모 코치.
 
그는 맛있는 토크 내내 자신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언젠가는 100점이라는 점수를 스스로 매기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그의 남은 코치로서의 삶도 응원해본다.
 
-기사 전문은 테니스코리아 5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 김진건 기자(jinkun@mediawill.com), 사진= 김범석(스튜디오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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