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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토크]'성실하고 든든하게', 건국대 신산희
김진건 기자 ( jinkun@mediawill.com ) | 2019-11-26 오전 11:03:44
지난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ITF 오리온제주용암수컵 8강에서 국가대표 정홍(현대해상)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던 신산희(건국대)는 이 대회에서 자신의 국제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한때 팔꿈치 부상으로 1년을 쉬었지만 재기에 성공해 지금은 졸업을 앞두고 있는 신산희. 그를 서울 광진구에서 만났다.
 
FOOD

“친구들과 고민 없이 편하게 자주 찾을 수 있는 진정한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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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맛있는 토크’에서 신산희가 추천한 곳은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감자탕집이다. 평소 국밥을 즐겨 먹는다는 그는 이미 이곳이 익숙한 모습이었다.
 
신산희는 “건국대 학생들도 자주 찾는 집이다. 친구들과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단체로 왔을 때는 감자탕을 주로 시키는 데 오징어 볶음도 맛있다”며 추천한 이유를 설명했다.
 
평소 무뚝뚝하다는 말을 많이 들으며 잘 웃지 않는다고 자신의 성격을 설명한 신산희였지만 정작 음식이 나오자 적극적으로 식사를 즐겼다.
 
그는 “꼭 엄청나게 맛있지 않더라도 언제든 편하게 찾아와 식사를 즐길 수 있다면 그곳도 맛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이며 고기를 자신에게로 가져갔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진득하고 단단한 신산희처럼 깊은 맛을 가진 감자탕을 함께 먹으며 ‘맛있는 토크’는 이어졌다.
 
STORY
 
뛰어나지 않았던 재능 너무 강했던 경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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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산희는 자신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는 아니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도 선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가 테니스에 재능을 가졌다는 증거이겠지만 주변에는 너무나 강한 선수들이 많았다.
 
실제로 대학 최강자이자 주니어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던 동갑내기 홍성찬은 신산희에게 큰 벽과 같았다.
 
그는 “(홍)성찬이는 옛날부터 정말 잘했었다. 물론 성찬이뿐만 아니라 (권)순우도 뛰어난 실력을 갖춰 나는 항상 3번째 아니면 4번째였다. 실제로 대한테니스협회에서 국내 유망주들을 선발해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한 번도 뽑히지 못했다”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 기회를 놓쳤던 것이 신산희에게는 생각보다 크게 영향을 미쳤다. 해외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선수들을 접하지 못했고 더 좋은 환경에서 테니스를 하지 못했다.
 
이는 지금도 그가 외국 선수들 앞에만 서면 위축되게 만들었다. 어려서부터 스트로크에 집중해 훈련받은 국내 선수들과 달리 외국 선수들은 서브는 물론 발리, 네트 플레이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만약 그때 기회를 잡았으면 적어도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로 성장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신보다 확실히 강했던 선수들이 다수 존재하다 보니 신산희는 주니어 시절 동안 눈에 띄는 성적은 거두지 못했다. 국내용 선수라는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이를 뒤집었던 대회도 있었는데 바로 고등학교 3학년 때 출전했던 장호배였다.
 
신산희는 지금도 기억에 남는 대회로 장호배를 꼽았다. 그는 “주니어 대회 중 가장 큰 대회라고 할 수 있는 장호배에서 성찬이와 (오)찬영이를 꺾고 결승까지 올랐다. 비록 순우에게 패하며 준우승을 거두었지만 나에 대한 평가를 뒤집었던 대회이기 때문에 유독 기억에 남는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길어지는 공백기 속에 나를 도와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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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에 진학한 신산희는 대학을 제대로 경험하지도 못하고 긴 공백기에 들어갔다. 팔꿈치 부상 때문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이미 불편함을 느꼈지만 그는 병원을 찾아가지 않았다. 점점 심해지던 팔꿈치 부상은 태국 대회에서 최악의 상태가 됐다.
 
당시 상황에 대해 신산희는 “예선을 통과했지만 통증이 극에 달했다. 숟가락을 들 수 없을 정도였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병원을 찾아갔다. 처음 의사 선생님께서 6개월을 말씀하셨다. 나는 4, 5개월만 지나면 라켓을 잡을 수 있겠다고 여겼다. 하지만 6개월은 점점 늘어나 결국 1년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6개월을 쉰다는 것 만으로도 선수에게는 굉장한 타격을 준다. 하지만 신산희는 어쩌면 가장 큰 실력향상을 보일 수 있는 대학교 2학년을 부상으로 흘려보냈다. 신산희가 재활에 힘쓰는 동안 그렇지 않아도 벽과 같았던 홍성찬과 권순우는 더욱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때 정말 방황을 많이 했었다. 친구들은 상승세를 타면서 멀어져 가는 데 ‘나는 뭐 하고 있는 것인가’, ‘이제 진짜 선수를 그만두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생애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었다”라고 전한 그는 그때로 돌아간 듯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실제로 건국대 체육교육과인 신산희는 교직에 대해 생각도 했었다. 그렇게 1년간 힘든 시기를 지내며 방황하던 신산희를 다시 잡아준 것은 바로 지인들이었다.
 
한 선배는 신산희에게 재활 후 딱 1년만 죽어라 열심히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미련 없이 그만두라고 이야기했다. 그 선배 또한 신산희와 비슷하게 부상으로 하락세를 보였고 1년간 최선을 다한 뒤 미련 없이 테니스를 그만두고 지금은 교직에 있다.
 
신산희는 “그 선배의 말을 듣고 정말 1년간 미친 듯이 열심히 했다. 아무리 춥고 코트가 얼어도 밖으로 나가 공에 대한 감각을 익히고 스윙 연습을 했다. 그리고 부상을 극복하고 출전한 대학 3학년 첫 대회인 춘계대학연맹전에서 처음 목표로 했던 16강을 넘어 준결승까지 진출했다. 계속 테니스를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라고 전했다.
 
또한 그는 김영준 감독에 관한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김영준 감독은 당장의 성적이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신산희를 재촉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급해하는 그를 다독이면서 기다려주었다. 이는 신산희가 무리한 복귀보다는 확실한 몸 상태를 갖출 수 있게 해주었다. 이렇듯 최악의 시기를 보냈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신산희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첫 국제 대회 우승… 이제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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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이후 복귀한 지 이제 2년이 지났다. 새로운 시작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신산희는 오히려 이번 시즌 창원에서 첫 국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8강까지 올랐을 때만 해도 그는 우승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 이유는 8강에서 홍성찬을 만났기 때문이다.
 
신산희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성찬이와의 격차는 그만큼 크다고 느꼈다”라고 당시 심정을 전했다. 하지만 자포자기했던 그에게 힘을 준 사람이 있었다. 바로 여자친구였다.
 
주눅 들어 있는 그에게 오히려 격려의 말을 해주고 힘을 불어넣어 줬다. 신산희는 “여자친구가 없었다면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처음으로 내 경기를 보러 와준 날이었다. 내가 실수를 할 때마다 자신이 더욱 안타까워하며 몰입해 응원하는 모습을 경기 중에 보았다. 테니스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말이다. 힘을 내지 않을 수 없었고 덕분에 성찬이를 이긴 것도 모자라 첫 우승까지 해냈다. 정말 고마웠다”라며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거둔 신산희는 이제 졸업을 앞두고 있다. 부상으로 남들보다 짧은 대학생활을 보냈고 앞으로는 실업무대에서 뛰어야 한다. 신산희는 세종시청 입단 예정이다.
 
세종시청은 남지성, 정영훈 등이 속해 있으며 신산희의 테니스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홍성찬도 함께 입단한다. 국내 최고의 실업팀에 들어간다는 생각에 신산희는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대단한 선수들이 속해 있는 팀인 만큼 배울 것이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세종시청에 입단 후 얼마나 변할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지금보다 더욱 성장할 것이다”라며 “지금까지 내 테니스는 물음표였다. 열심히 했지만 부상으로 공백기도 가지면서 나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하지만 그것을 견디고 이제 나의 테니스는 느낌표가 되어 가고 있다. 자신감이 생겼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도 된다”라고 전했다.
 
성실하고 든든했던 선수이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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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최악의 시간을 보냈지만 그 이후 신산희는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 부상 복귀 후에도 기량을 유지, 발전시키며 뛰어난 성적도 거두었고 이제 실업팀에 입단하게 됐다.
 
그렇다면 대학교 졸업을 앞둔 현 시점에서 그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그는 “우선 가슴에 태극마크를 꼭 달아보고 싶다. 대학교 때 이루지 못했으니 내년 아니면 내후년에라도 국가대표에 뽑혀 나라를 대표해 보고 싶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성실하고 든든했던 선수이자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답했다.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도 그동안 자신을 이끌어 주었던 부모님과 코치, 감독, 대학 교수들까지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전했던 신산희.
 
적극적인 감정표현보다 진중한 모습으로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냈던 그가 앞으로도 묵묵히 자신의 성장을 위해 나아가 성실한 선수임과 동시에 뛰어난 성적까지 거두는 선수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기사 전문은 테니스코리아 11월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글= 김진건 기자(jinkun@mediawill.com), 사진= 김범석(스튜디오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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