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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투어일기]더 이상 ‘졌잘싸’는 없다!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9-07-12 오후 5:17:54
이번 잔디코트 시즌에서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습니다.
 
클레이코트 시즌 때 준비가 미흡해 프랑스오픈 예선 1회전에서 탈락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윔블던을 앞두고 영국에서 열리는 세 개의 잔디코트 챌린저에 출전했습니다.
 
오랜만에 잔디코트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라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드코트와 큰 차이 없이 경기했고 임규태 코치님과 연습한 전술도 잘 통했습니다. 잔디코트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서비튼챌린저에서는 복식에도 출전했는데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윔블던을 앞두고 그동안 그랜드슬램 승리가 없어 첫 승이 목표였는데 잔디코트에 잘 적응했고 코치님과 계획한 전술과 전략도 잘 수행해 예선을 통과했습니다. 작년에 호주오픈 본선에 뛰었지만 그때와는 다른 기분이었습니다. 우승할 때와는 다른 좋은 기분이었습니다.
 
본선 대진 추첨에서 1회전 상대가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로 결정됐을 때 저보다 세계랭킹이 한 참 높지만 좋은 경험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부담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부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예선 세 경기를 뛰었지만 이틀의 여유가 있어 체력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코트에 들어서니 압박감, 부담감 그리고 긴장감이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윔블던 바로 직전 세계 60위와 경기할 때 너무 긴장해 제 스윙을 하지 못하면서 너무 쉽게 졌는데 코치님이 경기 초반부터 자신 있게 풀어나가자고 했습니다.
 
다행히 코치님과 영상 분석을 통해 하차노프의 서브를 철저히 분석해 편안하게 리턴 게임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긴장도 풀렸고요. 세트 스코어 0-2로 지고 있을 때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기회가 올 것이라 믿고 끈질기게 따라붙어 한 세트를 땄습니다. 결국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지만 후회 없는 경기를 했고 얻은 것도 많은 스스로 만족스러운 경기였습니다. ‘앞으로 잘 할 수 있겠다’라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경기 끝나고 인터뷰를 마친 후 땅을 보고 걷다가 누군가가 “오늘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말을 하길래 고개를 드니 매켄로가 앞에 떡 서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대화하는 내내 멍해 있었습니다. 레전드로부터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ㅎㅎ
 
윔블던을 통해 기술적으로 성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임규태 코치님을 만나면서 전술도 다양해졌고요. 특히, 예선 1회전부터 본선 1회전까지 네 경기 모두 상대의 첫 세트 첫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심리적으로 안정된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코치님과 열심히 영상 분석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 한인 민박집에 머물렀는데 사장님이 점심때 먹으라고 직접 주먹밥도 싸 주시는 등 신경을 많이 써 주셨고 다른 교민분은 본선에 진출했다면서 바비큐 파티도 열어 주셨습니다. 옆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안 계셨더라면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을 겁니다.
 
이제 북미 하드코트 시리즈에 출전합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시차와 환경에 잘 적응해 ‘졌잘싸’가 아닌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과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9년 7월 10일)
 
구술 및 사진 권순우(CJ제일제당 후원, 당진시청), 정리 박준용 기자(loveis5517@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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