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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회장, "20살 부산오픈, 최종 목적지는 투어대회"
부산=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8-05-18 오후 11:30:41
김영철 부산시테니스협회장은 186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없었다면 대회를 치를 수 없었다면서 고마움을 나타냈다. 사진= (부산)김도원
[테니스코리아= (부산)박준용 기자]지난 12일부터 부산 스포원 테니스장에서 부산오픈 챌린저(총상금 15만달러+H, 이하 부산오픈)가 열리고 있다.
 
부산오픈은 국내에서 열리는 챌린저뿐만 아니라 ATP챌린저 중 등급이 가장 높고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올해 대회는 매우 의미가 있다. 국내 대회 햇수까지 더하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첫 대회부터 관여해온 대회장 김영철 부산시테니스협회장은 "국내 선수들의 기량 향상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자는 대회 취지를 잊지 않은 것이 지난 20년 동안 부산오픈이 이어져 온 원동력이다"면서 "부산오픈을 계기로 서울오픈 챌린저, 김천챌린저, 광주챌린저가 개최된 것을 보면 부산오픈이 큰 역할을 한 것 같아 흐뭇하다"고 20주년을 맞이한 소감을 밝혔다.
 
부산오픈은 순수 테니스 동호인 모임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테사모)'이 회원 성금으로 운영비, 상금 등 대회 예산을 마련해 지난 1999년 첫발을 내디뎠다. 2002년까지 국내 오픈대회로 열린 부산오픈은 이듬해 세계남자테니스협회(ATP)로부터 대회 운영 능력을 인정받아 총상금 2만5천달러+H ATP 챌린저로 탈바꿈했다.
 
대한테니스협회도 하기 힘든 일을 일개 동호인 단체가 국제대회 준비부터 진행까지 맡게 된 것이다. 이런 사례는 윔블던을 제외하고 세계 테니스계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매우 획기적이었다. 때문에 ATP는 부산오픈에 큰 관심을 보였고 국내 선수들은 부산오픈을 통해 상금뿐만 아니라 랭킹 포인트도 획득하며 세계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후 테사모의 헌신적인 봉사와 노력으로 부산오픈은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뛰고 싶은 대회로 자리매김을 했고 2005년에는 ATP로부터 '올해의 챌린저'를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총상금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부터 총상금 15만달러+H 대회로 열리면서 전 세계 챌린저 대회 중 최고 등급으로 치러지고 있다.
 
부산오픈이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부산오픈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테니스대회로 위상이 높아지자 부산시도 2004년부터 재정 지원에 나섰다. 순수 동호인들이 사재를 털어 자발적으로 대회 예산을 마련하는 등 힘겹게 준비해온 부산오픈이 부산시의 재정 지원을 받으면서 부담이 줄어들자 테사모는 삐거덕거렸다. 급기야 테사모 사무국장은 선수들에게 지급되는 상금에 붙는 세금 수천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2016년까지 부산시협회와 공동으로 부산오픈을 주최, 주관한 테사모는 지난해부터 대회에서 손을 뗐고 현재 테사모는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때 동호인 단체가 국제대회를 개최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던 테사모가 몰락한 것을 과거 테사모에서 활동했던 김영철 회장도 안타까워했다.
 
테사모 회원들을 형제라고 칭한 그는 "조그마한 바늘구멍 때문에 댐이 무너진다는 것을 몰랐다"면서 "안 좋은 과거는 잊었으면 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창립 취지를 잊지 않고 손을 잡고 함께 가고 싶다. 내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일이다"며 그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 묻어났다.
 
시사 토론프로그램 썰전에서 입담을 과시하고 있는 박형준 동아대 교수(왼쪽)가 18일 경기장을 찾아 김영철 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부산)김도원
 
부산오픈의 최종 목적지는 투어대회 승격
현재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투어대회는 매년 9월에 열리는 여자 투어대회(WTA) 코리아오픈뿐이다. 이에 비해 올해 기준 이웃 나라 중국에서는 총 11개(ATP 4개, WTA 7개), 일본에서는 총 3개(ATP 1개, WTA 2개)의 투어대회가 열리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ATP투어 대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1987년부터 1996년까지 개최된 KAL컵이 있었다. 그랑프리 대회로 시작한 KAL컵은 1990년 ATP의 투어대회 개편을 통해 ATP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250시리즈의 전신)로 열렸다.
 
전 세계 1위 안드레 애거시(미국), 80~90년대 일본 남자 테니스의 최고 스타였던 마츠오카 슈조 등이 출전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결국 KAL컵은 ATP의 관중 동원 기준을 채우지 못해 1996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최근 정현(한국체대, 20위)이 세계무대에서 큰 활약을 보이자 우리나라에서도 ATP투어 대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면서 부산오픈이 투어대회로 승격할 0순위로 꼽히고 있지만 투어대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해서 개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ATP가 주관하는 투어대회는 1년 52주 내내 꽉 차 있다. 그만큼 세계적인 기업이 테니스 대회를 홍보와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ATP는 대회의 질을 향상시키고 효과적인 투어 일정을 위해 대회 수를 늘리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
 
결국, 부산오픈이 투어대회로 치러지기 위해서는 다른 투어대회의 개최권이나 소유권을 구입해야 한다. 소유권을 구입할 경우 약 60억원이라는 많은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개최권을 구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개최권이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ATP로부터 한국에서도 투어대회를 개최해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또 부산오픈이 열리는 5월은 투어에서는 클레이코트 시즌이라 하드코트 대회인 부산오픈의 일정을 조절해야 하지만 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철 회장은 "3년 안에는 투어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ATP 관계자들도 우호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부산오픈이 투어대회로 치러지면 부산시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동안 부산오픈에서 보여준 부산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열정을 봤을 때 투어대회로 가는 길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코트 확장 등 시설 보완을 하면 250시리즈는 거뜬히 치를 수 있는 경쟁력을 이미 갖췄다"고 덧붙였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도중 김 회장의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울려댔다. 대부분 대회 관계자들이었다. 기자가 서둘러 인터뷰를 끝내려고 하자 그는 마지막으로 꼭 할 말이 있다며 기자를 붙잡았다.
 
"이번 부산오픈 자원봉사자는 총 186명이다. 이들의 봉사 정신과 열정이 없었다면 대회를 치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심부름꾼이다. 가장 위에 계시는 분들은 자원봉사자들과 부산 시민들이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토론해 가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부산오픈을 360만명의 부산 시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테니스인들이 즐기는 축제의 장과 문화로 만들고 싶다. 내년에는 부족한 점을 보완해 더 나은 대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글= (부산)박준용 기자(loveis5517@tennis.co.kr), 사진= (부산)김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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