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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정 투어일기]시즌 커리어 하이 달성에도 만족 못하는 이유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7-12-06 오후 1:48:01
길 것만 같았던 2017년 시즌도 어느덧 막을 내렸습니다. 돌이켜보면 2017년은 저에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시즌 마지막으로 출전한 WTA투어 125K 시리즈 하와이오픈에서 준우승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하와이오픈 전에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았고 양쪽 발등에 통증이 있어 마음을 비웠습니다. 그런데 하필 1회전에서 (한)나래 언니(인천시청)를 만났습니다.
 
나래 언니는 예선을 통과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제가 이겼습니다. 2회전에서 아만다 아니시모바(미국)와 대결했는데 그녀는 17년 US오픈 주니어 우승자이고 1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 190위권으로 기량이 만만치 않았습니다.
 
서로 한 세트씩 나눠 가졌고 마지막 세트 게임 스코어 1-3으로 제가 지고 있는 상황에서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으로 했더니 공이 살아났고 반면 상대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저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괴롭히며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이 경기가 제가 결승까지 오르는 발판이 됐습니다.
 
마지막 상대는 세계 36위 장 슈아이(중국). 하와이오픈 2주 전 제2차 도쿄서키트 8강에서 슈아이에게 진 경험이 있어 이번에는 기필코 이기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첫 세트에서 제가 먼저 공격을 하니 슈아이가 부담이 됐는지 잦은 실수를 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세 번째 세트에서 슈아이가 다양한 전략으로 압박했고 저는 첫 세트와 달리 주도권을 잡지 못해 결국 졌습니다.
 
우승을 위해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는데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아쉬운 마음에 눈물이 났지만 저에게는 큰 경험이 된 결승이었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 한국에 돌아와 친구와 함께 제주도 여행을 떠났습니다. 2014년 전국체전 이후 3년 만에 제주도를 방문했는데 넓은 바다를 보며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17 시즌을 점수로 매기면 60~70점? 지난 시즌보다 투어 무대에 많이 도전했지만 승리보다 패한 횟수가 더 많아 랭킹 포인트를 쌓는 게 어려웠고 톱100 진입이라는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4대 그랜드슬램 예선에 출전했고 이중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서는 예선 결승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개인 최고 랭킹 120위 수립과 하와이오픈 준우승으로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등 한 단계 성장한 것을 느꼈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백승희 사랑모아병원 원장님(대구협회장), 뒷바라지 하시느라 고생만 하시는 부모님과 오빠, 조윤정 선생님과 김일순 선생님 등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동계훈련은 일본 고베에서 히비노 나오 등 일본 선수들과 함께할 예정입니다. 동계훈련을 외국에서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매우 기대됩니다.
 
저는 서브를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일본 선수들의 풋워크를 배우려고 합니다. 우리와 체격이 비슷한 일본 선수들이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것은 풋워크가 매우 좋기 때문이거든요.
 
시즌이 끝난 지 얼마 안 돼 구체적인 계획은 안 세웠지만 새해에는 125K 시리즈 우승, 그랜드슬램 본선 진출, 톱100에 진입해 한국 여자 테니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많은 사랑과 관심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2018년에도 변함없는 성원 부탁 드립니다.
 
구술 및 사진제공= 장수정(사랑모아병원). 정리= 박준용 기자(loveis5517@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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