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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투어일기]테니스 심판의 매력과 단점 사이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7-08-18 오전 9:42:11
테니스 국제 심판으로 활동하며 느낀 심판의 가장 큰 매력과 단점을 저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장점>
공짜로 즐기는 세계 최고의 플레이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내 코앞에서 경기를 하고 스타디움의 꽉 찬 1만 5천명의 관중이 뿜어내는 열기와 분위기는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더구나 경기가 잘 보이고 서브 이외에는 콜할 필요도 없는 센터 서비스라인이라도 배정받게 되면 그야말로 꿀입니다.
 
전세계에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
여행을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심판을 하면서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며 관광을 할 수 있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도 많아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또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까지 두루 다니면서 많은 점을 배우고 느끼는 등 자기계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선수, 지도자들을 도우면서 느끼는 보람
코트 안에서 일하는 심판도 있지만 코트 밖에서 일하는 심판도 있습니다.
 
선수들의 경우 국제테니스연맹의 IPIN을 발급받아 국제대회를 신청하는 방법, 철회하는 방법, SE, 프로텍트 랭킹 등 투어를 다니면서 알아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관련 문서 등이 모두 영어로 되어있어 어려움을 느끼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준다거나 룰이나 행정적인 부분에서 심판으로 도움을 주고 또 감사함을 표현하는 분들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단점>
1년의 대부분을 출장으로 보내는 점
동료 심판들의 경우 국내 대회만 다니는데도 1년에 10개월 정도는 집을 떠나 있다고 합니다. 저도 1년에 25개에서 30개의 대회를 다니는데요(한 개 대회는 7~10일 정도). 개인적으로 출장을 즐기는 편이지만 가정이 있는 분들에게는 큰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수입과 고용의 불안정성
심판이란 기본적으로 프리랜서와 같은 개념입니다. 대회가 있어 일을 하면 수당을 받지만 겨울 같은 비 시즌에 대회가 없으면 수당도 받지 못합니다.
 
실제로 일을 하는 시간대비 수입을 보면 적다고 할 순 없지만 1년 내내 일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년 수입을 계산해보면 많다고 할 수 없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심판 활동 중에 큰 실수라도 하게 되면 바로 다음주부터 심판배정이 끊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필요한 심판 인원수도 줄어 일부는 일찍 귀가합니다. 동료들과 항상 경쟁해야 하는 시스템이라 어느 정도의 압박감도 항상 있습니다.
 
선수 또는 지도자의 거친 항의
가장 장수하는 직업이 심판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항의를 많이 받는 직업입니다.
 
라인 엄파이어가 9명씩 들어가는 그랜드슬램에서도 판정시비가 있는데 주심 혼자 보는 테니스에서 오심이 없기란 불가능합니다. 오심이 아니어도 선수가 오해해서 어필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선수 성향에 따라 별 항의가 없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여성 심판에게 “집에 가서 밥이나 하지 왜 여기 와서 자꾸 실수를 하느냐”는 등 기분 나쁘게 어필하는 선수도 많습니다.
 
물론 오심으로 손해를 본 선수의 마음도 이해는 가지만 울면서 중간에 내려오는 심판도 있을 만큼 강한 정신력의 소유자가 아니면 견디기 힘든 직업이 심판입니다.
 
세상 어떤 직업이든 장점과 단점은 공존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 개인적으로는 위에 서술한 단점을 상쇄할 만큼 장점들의 만족도가 크기 때문에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하시는 직업의 장점을 상기시켜 만족감 높은 하루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글= 유제민 국제심판,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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