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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투어일기]일본 대학생들이 직접 개최하고 운영하는 ‘대학 시리즈’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7-03-16 오전 9:24:21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지금 게이오여자서키트(총상금 2만5천달러)가 열리고 있는 일본 요코하마에 와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매년 초 매주 테니스부가 있는 각 대학교에서 ‘대학 시리즈’라고 불리는 프로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직 프로대회 하나도 열지 못하는 국가가 수두룩하고 우리나라 여러 시, 도에서도 쉽게 개최하지 못하는 국제대회를 어떻게 대학생들의 힘으로 프로대회를 개최하고 운영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사실 국제대회를 개최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입니다. 게이오대학교의 경우 여러 경로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또 70명에 이르는 테니스부 학생들을 활용해 예산을 절감합니다.
 
기업들의 십시일반 지원 외에도 키즈 테니스, 휠체어 테니스 등의 대회 개최를 통한 수입, 타월과 티셔츠 등 대회 기념품 판매 수입,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테니스 팬들의 경제적 지원, 입장료 수입 그리고 학교 졸업생들의 경제적 지원 등을 통해 학생들의 힘만으로 거의 모든 예산을 만들어내고 대회를 운영합니다. 이렇게 예산 확보를 위한 활동만으로도 학생들에게는 커다란 사회경험과 함께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대회를 운영하는 부분을 보면 마치 작은 그랜드슬램 같습니다. 푸드 스페이스라고 해서 외부업체도 있지만 학생들이 직접 후라이드 치킨을 조리, 판매하거나 일본 여자 테니스 전설 기미코 다테 크룸이 최근 론칭한 독일 베이커리도 입점해 있는가 하면 스폰서 기업들의 부스도 나름 잘 갖춰져 있습니다.
 
 
또 대학교 1학년생과 입학 예정인 고등학교 졸업생이 회계를 관리하고 경기 전후의 장내 아나운서, 대회 관련된 여러 정보를 제공하는 게시판, ID카드 발급과 관리, 결승전에 개최되는 키즈 테니스의 준비와 운영, 볼보이, 선심 등 대회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학생들의 힘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졸업 전에 여러 역할을 경험해볼 수 있고 좀 더 나아가 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발견하기도 쉬워 학생들에게도 엄청난 이점이 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결승 시작 전에는 학생들이 스폰서 회사들의 깃발을 코트에 들고 입장해 기업을 소개하는 등 스폰서 기업에 대한 감사를 확실히 표합니다. 대회장 부스에서는 스폰서 기업 제품의 홍보와 판매를 겸하는 등 관중들을 위해 여러 가지 세세히 준비한 부분도 돋보였습니다.
 
 
2만5천달러 대회치고는 매우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데 입장료가 2천엔(약 2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입장료가 무료임에도 관중을 찾기 힘든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와는 비교가 많이 됐습니다.
 
국내 대학 선수들도 테니스나 수업만이 아닌 이러한 실제 경험들을 통해 여러 가지를 배우게 된다면 나중에 테니스를 어떠한 이유로 그만두게 된다 하더라도 새로운 진로를 찾는 부분에서 굉장히 장점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제가 처음 일본 대학 시리즈를 보고 충격을 받은 게 11년 전인데,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해외에서 좋은 점들을 배워 국내에 도입하면 학생들과 스폰서 기업, 참가하는 선수 모두에게 순기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글, 사진= 유제민 국제심판, 정리= 박준용 기자(loveis5517@tenni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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