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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통신]과거와 현재가 공존한 US오픈 개막식… 뉴욕의 밤을 빛내다
박준용 기자 ( loveis5517@tennis.co.kr ) | 2018-08-28 오후 4:40:34
27일 US오픈 개막식이 열린 아서 애시 스타디움
- US오픈을 빛낸 미국 전설 초청해 업적 기려
- 세계 최고 팝가수 켈리 클락슨의 열창으로 절정 분위기
 
[테니스코리아= (뉴욕)박준용 기자]8월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에 위치한 USTA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2018 US오픈 개막식이 화려하게 열렸다.
 
1997년에 문을 연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23,771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테니스장이다.
 
여기서 잠깐 세계 테니스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아서 애시에 대해 소개를 하고자 한다.
 
가난한 경비원의 아들로 태어난 애시는 1968년 US오픈에서 흑인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고 1970년 호주오픈, 1975년 윔블던 등 두 차례 더 그랜드슬램 정상에 오른 뒤 1979년 심장질환으로 은퇴했다.
 
이후 테니스 코치, 방송해설자 그리고 흑인들과 빈곤층 어린이를 위한 인권운동가, 자선 사업가로 더 활발하게 일했다. 1990년 애시는 1983년 심장수술 때 받은 수혈로 에이즈에 감염되어 이로 인해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집에 앉아 죽음을 생각하기 보단 불우한 이들을 위해 활동하는 게 더 낫다’면서 더 열성적으로 사회활동에 나섰다.
 
1993년 그가 50세의 나이로 결국 세상을 떠나자 뉴스 앵커조차 그의 죽음을 전하면서 눈물을 흘렸고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은 '진정한 미국인의 영웅을 잃었다'며 그를 애도했다. 그는 죽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에이즈보다 흑인이라는 것이 더 고통스럽다. 에이즈는 나의 몸을 죽이지만 인종차별은 정신(soul)을 죽인다.”
 
올해 US오픈은 오픈시대 이후 50주년이자 아서 애시가 US오픈에서 우승한지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렇게 깊은 의미를 지닌 올해 개막식에 애시의 동생과 그의 가족들도 참석했고 개막식이 열리기 전 경기장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에서 애시의 헌정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밖에 전 복싱 챔피언 마이클 타이슨과 할리우드 유명 배우 휴 잭맨 등이 참석해 개막식을 빛냈다.
 
개막식에 참석한 전 복싱 챔피언 마이클 타이슨. 사진= (뉴욕)박준용 기자
 
오후 7시쯤 되자 애서 애시 스타디움 한켠만 비추는 조명만 켜진 채 다른 조명은 모두 꺼졌고 카트리나 아담스 미국테니스협회장이 등장했다. 그녀는 “올해 US오픈 50주년을 기념하여 과거를 축하하고 미래를 바라본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미국 테니스의 전설 빌리 진 킹, 버지니아 웨이드, 톰 오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업적을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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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버지니아 웨이드, 아담스 미국테니스협회장, 빌리 진 킹. 사진= (뉴욕)박준용 기자 
 
세계적인 팝가수 켈리 클락슨(미국)의 공연은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였다. 그녀는 "세레나 윌리엄스를 위한 개막식이 너무 좋아요”라고 외친 뒤 자신의 히트곡 ‘Stronger’ 등을 열창하자 관중들로 가득한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마치 콘서트장으로 변신한 것처럼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클락슨의 공연이 끝난 뒤 세계적인 R&B 싱어 맥스웰이 미국 국가를 부르자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잠시 숙연해졌다.
 
개막식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클락슨. 사진= (뉴욕)박준용 기자
 
미국 국가를 부르고 있는 맥스웰. 사진= (뉴욕)박준용 기자
 
약 1시간의 개막식이 끝난 뒤 복잡하게 연결된 조명과 무대, 전선을 언제 다 치우나 싶었는데 40~50명의 스태프들이 달려들어 약 10분 만에 매우 깔끔하게 치웠다. 이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빠르고 익숙하면서도 코트 보호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번 US오픈을 취재하면서 대회 주최측이 US오픈을 세계 최고의 대회로 만들기 위해 역사를 보존하고 관중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한 흔적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한 예로 아서 애시 스타디움은 큰 규모 때문에 관중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또한 USTA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를 동서남북으로 나눠 4개의 출입구를 만드는 등 접근성을 용이하게 했고 테니스 센터 한복판에 4인용 테라스 의자가 포함된 넓은 푸드코트를 마련해 언제든지 먹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푸드코트가 따로 없어 경기장 내 설치된 음식점이 항상 붐빈 다른 그랜드슬램과 비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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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애시 스타디움의 에스컬레이터
 
USTA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 서문에는 역대 우승자들의 동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 (뉴욕)박준용 기자
 
아서 애시 스타디움 앞에 있는 아서 애시 동상. 사진= (뉴욕)박준용 기자
 
무엇보다 아서 애시의 동상과 역대 우승자들의 동상판 등 경기장 곳곳에 대회의 역사를 볼 수 있는 설치물이 매우 인상 깊었다.
 
문득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 덩그러이 놓인 1988년 서울올림픽 대진표가 스쳐 지나갔다.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남겨 놓았지만 이름과 점수가 안 보이고 형태만 남을 정도로 관리가 매우 부실하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국제대회는 대부분 퓨처스와 챌린저가 대부분으로 그랜드슬램인 US오픈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적어도 역사를 보전하려는 노력만큼은 우리도 본받아야 할 것이다.
 
글= (뉴욕)박준용 기자, 사진= (뉴욕)박준용 기자,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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