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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35년
작성자 : hwa*****
등록일 : 2016-12-30 오후 1:01:11
조회수 : 1618
테니스 35년
 
강산이 변하는데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테니스를 쳐온 햇수를 계산해보니 어언 35년이 되었다.
강산이 변해도 3번 변했고 통상 사람의 한세대를 이야기 할 때 30년을 한세대로 보니
아주 오랜 기간 테니스를 쳐왔다.
돌이켜 보니 참으로 오랜 시간이다.
이제 나이 50후반, 처음 라켓을 잡았을 때 가 생각난다.
 
학교 다닐 때 그냥 폼으로 가지고 다니다 1년에 3-4번 휘 둘러나 보았을까?
83년 회사에 입사하면서 직속 상사로부터 권유 받아 본격적으로 시작한 운동.
완전 초보 시절,
첫 번째 월례 대회 마친 후 호프 한잔하는 자리에서 2년 내에 최고수인 직속 상사를 이겨 보이겠다고 큰소리치고,
(상사가 얼마나 가소롭게 생각했을까?)
총각이던 시절 일요일만 되면 라면하나 끓여먹고 아침에 테니스장으로 출근,
하루 종일... 점심은 짜장면 내기, 저녁땐 호프 내기,
그리고 달과 별을 보며 귀가. 클럽활동을 하지 않아 한달에 2-3번 정도 운동...
2년 후 그 상사 고수를 이기고 아주 즐거워했던 12월 종별대회.
물론 복식이 아니고 단식으로 승리.
 
총각 때는 그나마 운동하기 나은 편.
결혼 후 장애물 출현.
와이프 그리고 얼마 후 아이들 출생.
테니스와의 전쟁이 시작.
 
테니스냐? 가정이냐? 사생결단의 전쟁 발발.
 
테니스 메니아라면 모두 한번쯤은 경험했을 전투.
싸우고 난후 테니스 치고, 숨어서 테니스 치고,
도망가서 테니스치고, 출장 가서 테니스 치고,
잠깐 나갔다 온다하고 테니스치고, 등등등...
 
원래 운동을 좋아하던 놈이라 축구, 야구등,
온갖 잡식으로 운동을 해오다 최종적으로 테니스로 종착된 운동.
무엇이 그리 매력이 있을꼬?
아마도 사람 사귀기?
( 처음에는 사람을 잘 사귀다가도 가끔은 파트너가 웬수가 되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늘어가는 실력(공이 라켓에 붙어있는 시간이 점점 길어짐을 느낌,
고수 일수록 공을 라켓에 붙여 놓고 있는 시간이 길다고 ...),
 
힘 빼는데 5년,
한수 배우는데 2년,
두수 배우다 보면 또 5년,
 
그러다 한 10년쯤 되니 남의 코트에 놀러가도 민폐 않 끼치고...
아직도 진보 중 그러나 전국 대회 나가면 매일 예선 탈락,
그래도 동네에서는 골목대장.
그 맛에 테니스를 계속 하는 게 아닌지...
 
테니스만큼 중독성이 강한 운동도 없지싶다.
운동하고 최대로 빨리 들어와도 만만치 않은 시간.
우리 아이들은 외출은 당연히 해 떨어질때나 가는 것으로 알고 있을 정도.
(물론 과거의 이야기 이지만)
 
중간에 허리를 다쳐 1년 정도 쉰 적도 있고, 엘보우가 와 6개월 정도 운동을 못한 적도 있다.
운동을 못해도 그 나름대로 견디어 나간다.
산에도 다니고 ,걷기도하고,  놀러 다니기도 하고 등 등 등...
그래도 산보는 테니스장으로 나간다.
구경만 해도 재미있고, 왼손으로 쳐보기도 하고.
누구는 목발을 짚고도 나와 테니스 치는 회원도 있다.
 
옆에서 보면 영락없이 미친놈들의 집단이다.
 
드디어 지성이면 감천인지, 와이프도 테니스에 관심을 보인다.
이때다 싶어 얼른 테니스 레슨을 시킨다.
레슨 1년만에 구 대회 신인부 출장도 시키고, 시합 날 옆에서 열심히 응원도 해준다.
이제 테니스 때문에 싸우는 일은 없다.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개인 연습도 시켜준다.
와이프 레슨을 시켜주느라 최대한으로 공을 잘 주고, 좌우 정해준 코스대로 정확히 공을 넘기다보니 내 실력도 조금씩 는다.
많이 치다보니 조금씩 실력이 느는 것 같다.
지역 대회에서는 우승도 종종 하는 실력자자 되었다.
구 대표로 서울시 시합도 매년 나가 승률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공이란게 희한하다. 공이 잘 맞으면 잘 맞을수록 그 쾌감은 정비례한다.
나이스 샷 때의 라켓에 와 닿는 그 느낌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 이다.
 
테니스 때문에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은 것 같은데.....잃은 것은?
(와이프가 옆에서 거든다, 테니스 친 시간만큼 열심히 일했으면 벌써 부자 되었을거라고...
나는 답한다.
지금 부자는 아니지만 테니스 덕분에 건강하고, 마음은 부자 아니냐고...
그럼 그런다 와이프가, 개 풀 띁어 먹는 소리하지 말라고...)
 
수련의 시간은 계속된다.
그러다 2006년 전국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을 해본다.
물론 신인부에서지만 전국 대회 4강이면 우리 구 에서도 몇 명되지 않는 쾌거다.
지역에서 주로 운동을 하지만 공을 담금질 하기위해 1년에 3-4번 전국 대회에 나간다.
그 와중에 사고를 친거다.
축하해주는 많은 지인들에게 감사의 말을 건내며 대한민국 축구 신화 월드컵 4강처럼
내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 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해본다.
난 그래도 참으로 행복한 놈이라고 생각한다.
족보에도 한번 올라보고, 인테넷에 사진도 나오고, 랭킹에도 나오니.
 
2008년 또 일을 낸다 .
전국 대회 4강 한번, 준우승 한번.
테니스 25년만에 가장 좋은 한해를 보냈다.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세월이 흘러가면서 나의 생활 환경도 조금씩 바뀌어갔다.
약 35년 동안 직장 생활만하다가 작지만 개인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자유롭게 사용할수
있는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그리하여 2011년 전국구 모임에 가입을 하여 공을 치기 시작한다.
약 25명 회원중 24등 정도...
여기 동호인들 진짜 대단하다.
모두 전국 대회 우승자.
전국대회 우승을 수십번 우승한 사람도 있고, 심지어 백번 넘게 우승한 살아있는
전설도 있다.
비우승자는 나를 포함 2-3명 정도.
 
옛말에 노는 물이 중요하다고 하였나?
고수들과 놀다보니 나도 조금씩 고수 흉내를 낸다.
 
그리고 본 클럽 가입 1년만인 2012년 드디어 전국대회 베테랑부에서 우승을 한다.
그리고 2015년 오픈부 우승!!!
 
요즈음 마음을 비우고 최대한 즐겁게 즐기려고 하다 보니 결과도 더 좋은 것 같다.
우승이란게 그러하더라.
우선 기본적으로 실력이 되어야하고, 시합 날의 대진 운, 컨디션,
파트너와의 호흡, 가끔가다 빗맞아 들어가는 필살의 일격, 심판의 라인 판정등 이 모든 것이 다
내편이 되어야 우승을 하는 것이더라.
 
이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본인의 실력과 얼마나 마인드 콘트롤을 잘 하느냐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테니스는 육체적인 스킬도 중요하지만 멘탈 스포츠임에 틀림이 없다.
 
요즈음 나는 행복하다.
일단 내 몸과 집사람이 건강해서 좋고,
웬만한 부부싸움도 테니스 한번 치고 오면 다 풀어진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와이프가 오늘 테니스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하고,
대화의 공통 화제가 있어 좋다.
 
사회 생활을 하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운동을 통해 새로운 힘을 찾는다.
 
요즈음 세상이 어수선하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이 어려움을 이겨내리라 믿어 의심지 않는다.
 
힘내라! 힘!
싸워라! 싸!
이겨라! 이!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다.
요즈음처럼 힘든 세상, 모두들 건강하시고 가정의 평화가 함께 하시길 빈다.
(적당히 하면 평화롭다. 과하면 좀 그렇지만...)
그리고 하시는 일들이 모두 잘 되시길 빈다.
 
마지막으로 테니스 고수와 하수에 대하여 정의를 내리면서 본 글을 끝내고자 한다.
 
지고 열 받아 씩씩거리면 하수!!!
이기고 기고만장하여 떠벌리면 더 하수!!!
이기고 겸손하면 고수!!!
지고도 웃을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테니스를 즐길 줄 아는 진정한 고수가 아닐까요?
 
끝까지 이 글을 읽어주신 테니스를 사랑 하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16년 12월 마지막날에,
서대문에서 황 규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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