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오전 일곱 시,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하남 드림 휴게소. 2016년 연말랭킹 오픈부 1위를 차지한 이순규와 신인부 랭킹1위 김경언, 국화부 랭킹1위 이미영 등 2017년 새롭게 구성된 팀원들과 5년째 대학생 재능기부로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비트로 팀원들이 새벽같이 모였다.
송암테니스장을 설계하고 테니스에 열정을 쏟고 있는 주식회사 산 건축 한광호 대표와 서윤수 독산클럽 회장 그리고 ‘더 테니스’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방극용 기자를 포함, 총 14명이 출발했다.
비트로 본사에 도착한 일행은 김용수 이사의 안내를 받으며 운동화 생산과정을 견학했다. 김용수 이사는 “30년 이상 운동화를 만들어 온 경험을 토대로 세계 어느 브랜드와 견줘도 뒤지지 않은 한국인의 발 특성에 맞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운을 떼었다. 또 “신발은 라스트(Last)라고 부르는 신골(신발의 골격)이 사람의 DNA와 같은 역할을 해 브랜드 피팅의 특성을 결정짓는다”며 “서양인의 발에 맞게 개발된 제품들은 볼 넓은 한국인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신발 만드는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던 서윤수 회장은 “사실 비트로가 순수 국내 브랜드라는 것도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며 “난생처음 신발 만드는 과정을 보니 신발공정이 생각보다 복잡한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었고, 우리가 왜 우리 제품을 신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되었다”고 전했다.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꼼꼼한 신발 공정을 지켜본 일행은 2층 회의실에 모였다. 그곳에는 이원목 대표를 비롯해 임원들과 디자인팀이 배석했다.
“초경량 파카를 출시해 달라, 신발 두 켤레를 언밸런스로 만들어 서로 바꿔 신도록 만들어 달라, 가방이나 모자 등 소품에도 좀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품목을 늘려 달라..”
비트로 팀원들은 서로 앞 다퉈 출시될 제품에 대한 건의를 하였다. 디자인 팀에서는 진지하게 경청하며 기록하고 있었다. 회의 과정을 지켜보던 한광호 대표는 “그간 테니스와 관련된 국내 여러 브랜드의 홍보팀을 만났으나 일부는 몇 년을 못 버티고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며 “국내 브랜드를 선호하지 않는 대한민국의 풍토에서 20년 이상을 굳건하게 지켜온 학산 비트로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또 “이번 방문을 계기로 여러 해 대학생 테니스 발전을 위해 재능기부를 해 온 비트로 팀원들이 사용자로서 제품개발에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 인풋 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언더아머의 창시자 케빈 프랭크가 떠올랐다”며 “비트로의 발전을 위해 서둘지 않고 늘 겸손한 자세로 꾸준히 노력을 하겠다는 이원목 대표의 표현 속에서 토종 브랜드의 성공 가능성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고 전했다.
2017년 새로 합류한 비트로 팀원들은 그간 몰랐던 비트로의 역사와 의지에 대해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조국과 혼, 통일 그리고 오래 잊고 살았던 ‘애국’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쉽게 잠 못 이룰 뜨거움을 안고 돌아왔다.
방극용 기자에게 메시지 하나가 왔다. 방 기자는 “자정이 넘어 집에 도착해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뿌듯함으로 가슴이 꽉 찼다”며 “관찰하고 기록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비트로 본사 방문은 많은 깨달음과 배움의 기회가 되었다”고 전했다. ‘백문이 불여일견(百聞이不如一見)’이다. (사진제공/더테니스)
춘천 송암테니스장을 설계한 한광호 회장과 최창국 상무
신제품을 보며 황홀한 눈빛을 보내는 비트로 팀원들
김용수 이사로부터 신발 만드는 과정을 진지하게 듣고 있는 동호인들
2016년 한 해 동안 대학생 재능기부 내역을 한 권으로 만든 포토북을 받고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이원목 대표
서윤수 독산클럽 회장(가운데)이 방문하여 생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신제품을 입고 발랄하게 웃고 있는 모습들
운동화 만드는 현장에서 한광호 회장과 서윤수 회장의 한 컷
꼼꼼한 공정을 거치는 생산 현장에서 비트로 팀원들의 모습
진지하게 제품에 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현장
이동영 이사가 회사 전반에 관한 설명을 하고 있다
붉은 가방 속에는 정성이 담긴 선물이 가득했다
진지하게 소감을 발표하는 문곱심
짧은 새 스커트에 설레임을 담아보는 신숙이
비트로 가족들과 전시장에서 한 컷
한국인의 혼을 담은 한국제품
발랄하게 웃는 그 기운을 모든 제품에 다 쏟아 붓는 디자인팀
무지개빛 의류에도 꿈이 담겨 있다
전시장에서 제품을 고르는 2017 비트로 팀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