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쏟아지던 2015년 11월 26일.
‘제4회 세울배 전국동호인테니스대회’ 국화부 경기가 열리고 있는 수원만석공원을 찾았다. 와이퍼의 움직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쌓이는 함박눈을 제어하기 힘든 상황. 하지만 군포를 지나 수원에 다다를 즈음 거짓말처럼 화창한 햇살이 내려왔다.
코트에 쌓인 눈을 밀기 위해 새벽 4시부터 수원의 지도자들과 함께 코트 정리를 했다는 조영님 대회장의 모습에선 전혀 피로한 기색이 없었다. “사실 올해부터는 국화부도 순천과 서울에서 나눠서 했어요. 남부 지역의 선수들이 서울이 너무 멀다고 지방에서도 열어 달라는 부탁을 해서 순천시테니스연합회의 도움을 받아서 열었습니다.”(조영님 대회장)
올해 국화부에만 140팀이 출전하여 서울에서 최종 4팀, 순천에서 2팀이 남아서 이튿날 6팀이 리그전을 해 우승자를 가리는 만만치 않은 일정이었다. 조 대회장은 전국대회를 열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수 년 간 노력을 기울여 왔다. 조 대회장은 국화부 현역 선수로서 대회를 직접 홍보하고 다녔다. 올해로 4년째, ‘세울배’는 많은 동호인들이 참석하고 싶어 하는 대회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4개 부서(국화부, 개나리부, 신인청년부, 신인장년부)의 대회를 여는데 진행위원만 총 26명. 진행 사무실에는 풍성한 먹을거리와 국화부 선수들의 웃음꽃으로 가득했다.
4년째 세울배를 열고 있는 조영님 대회장
경기에 앞서 활짝 웃고 있는 선수들
눈이 휘날리는 코트에서의 박정랑
찬바람이 들어올라 꽁꽁 싸맨 모습들
김광희의 안정된 준비자세
싱그런 미소를 짓는 국화부 선수들
엄관용 선수의 엄마인 전곡의 권근희는 “테니스가 좋아 세 시간을 달려왔다. 특히 수원과는 인연이 깊어 좋은 성적을 내는 편이다”며 “직장에 다니는 중간에도 가끔씩 휴가를 내 전국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삶의 활력소가 된다”고 했다.
작년 개나리부 랭킹 1위의 박현주(한우리)는 직장에 다니면서 랭킹 1위를 하기 위해 휴직까지 했던 테니스 마니아다. 국화부에 오른 현재도 직장에 다니면서 가끔 대회에 출전한단다. 박현주는 “국화부 선배들의 경기력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다”며 “매 번 경기 초반에는 이기다가 결국 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견디는 힘과 게임 운영능력이 부족해서다”고 했다. 또 “자꾸만 져도 도전하는 이유는 자력으로 국화부에서 우승하겠다는 목표가 있어서다”고 전했다.
멀리 여수나 김천, 전곡 등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이들이 출전하는 세울배가 곧 명성이 자자한 대회로 성장을 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해 본다.
승패와 상관없이 아직도 대회장을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동호인들
직전 대회에서 입상한 페어로 다시 도전한 김영희
오랫만에 만나는 반가운 친구들
발랄한 국화부들의 표정이 신선하다
진행사무실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동호인들
대회결과
국화부 우승 준우승 3위
문곱심(분당헤드)/박선미(의왕어머니) 윤주연(대전)/오경숙(용인) 허정숙(장미,piglet)/박신자(쿨이천여성숲속들꽂), 예주연/김경숙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본부석 앞에서 만났다
패셔너블한 의상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선수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국화부 선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