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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성의 요람’ 서울대학교 관악교수테니스회를 찾다
작성자 : 송선순 객원기자
등록일 : 2013-05-30 오후 6:09:50
조회수 : 5720

관악교수테니스회 회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기념 촬영을 가졌다
봄 꽃이 화려하게 장식하던 관악산을 넘어 우리나라 최고의 지성을 길러내는 서울대학교 ‘관악교수테니스회’를 방문했다.

현재 재직 중인 서울대 교수는 2천명이 넘고 그 중 테니스 회원은 약 300명이다. 회장을 맡은 서어서문어과 김창민 교수와 총무를 맡은 교육학과 오헌석 교수의 주도로 회원들은 A조와 B조로 나누어 활동하고 있으며 일 년에 두 번, 춘 추계 대회를 열어 친목을 다지고 있다.

필자가 서울대학교 코트를 방문하던 날은 마침 교수테니스 회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운동하던 수요일이었다. 나이 불문하고 옷이 흥건하게 땀에 젖어 집중하는 모습은 동호인 대회 결승 현장이나 다를 바 없었다. 특히 보름 후에 전주에서 열릴 전국교수테니스대회를 대비해서 파트너끼리 연습하느라 더욱 더 몰입하고 있었다.

한참 후 양복을 입고 온 교수 한 분이 프린트를 돌렸다. 그 프린트는 모두 영문으로 되어 있었는데 쉽게 말해 복식전략에 관한 내용이었다. ‘테니스는 멘탈게임이다’부터 ‘복식은 둘이서 하는 탱고다’까지 이기기 위한 전략이 적힌 요약물이었다.

더 나은 팀이 되게 하기 위한 지식 나눔으로 프린트까지 준비해 온 이는 경제학부 류근관 교수였다. 류 교수는 서울대 교수 테니스 대회 A조에서 우승한 쟁쟁한 실력자라고 누군가 귀띔했다. 내년부터 관악교수테니스회 회장을 맡게 될 류 교수는 “거품경제가 실속이 없듯이 테니스 경기도 마찬가지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효율적으로 경기를 하는 것이 바로 경제적인 테니스다”며 “내년부터는 더욱 더 많은 교수들이 테니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4년 전부터 서울대 교수들에게 원포인트 지도를 위해 훌륭한 코칭 스태프들을 초빙했다. 주창남 감독을 비롯해 원경주, 윤종웅 강사 등이 주기적으로 나와 지도를 해 주니 연구에 바쁜 교수들의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더 탄탄해질 관악교수테니스회에 대한 부연 설명을 했다.

3년 전까지 전국교수테니스회 회장을 역임한 신인식 교수는 “과거 서울대 교수테니스팀 실력은 막강했다. 전국교수테니스 대회가 열리면 우승과 입상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인원도 많았고 의대팀과 치대팀 그리고 문리대팀으로 분류해서 대회출전을 했는데 지금은 예전과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테니스는 역시 파트너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릴을 느낀다”며 40년간 즐겨온 테니스의 묘미를 전했다.

우리나라 각 분야의 최고의 지성인들이 즐기는 테니스 현장의 모습은 달랐다. 게임 중에도 잘 안 되는 부분을 테니스 강사에게 질문을 하고 지도를 받았다. 단합된 마음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오겠다는 서울대 교수들의 연습 현장은 끝까지 뜨거웠다.

코트에는 외국인 교수도 있었다. 독일출신의 욘, 공대교수였다. 신장 191센티미터에 스매싱은 저절로 되지 않느냐고 물으니 발리와 백핸드가 더 자신 있다고 한다. 욘 교수와 파트너인 농생대 김도순 교수는 신장 181센티미터, 두 사람은 한국에서 가장 키가 큰 교수팀답게 올해는 전국교수테니스대회에서 꼭 입상을 할 것이라는 다짐을 했다.

김도순 교수는 “교수들은 독립적으로 연구를 하기 때문에 일종의 작은 벤처기업의 사장과 같다. 그래서 외골수 기질이 강하다. 하나를 가르쳐 주면 열을 알지만 고치는 것은 쉽지 않은 직업적 특성이 있다. 그래도 모든 교수들이 끝까지 배우고 노력을 하고 있다”며 “테니스는 무념무상인 상태에서 해야 최고의 실력이 나온다. 멘탈 경기인 만큼 이기겠다는 심리적 부담이 오히려 역효과다”고 했다.
또 김 교수는 “부모들이 20대 자녀를 위해 꼭 해야 할 것이 있다면 바로 테니스를 가르치는 것이다. 테니스는 배우는 속도는 느리지만 평생 즐길 수 있는 축복된 운동으로 적어도 20대에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테니스 동아리 지도교수다운 표현을 했다.

젊은 청년처럼 뛰던 서울대 지리학과 이정만 교수는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지금 연세대 교육학과에 근무하는 백일우 교수에게 포핸드를 배워 15년 이상 즐기다 무릎부상으로 라켓을 놓아야 했다. 최근에 다시 라켓을 잡았는데 하고 싶은 테니스를 못하는 그 심정, 참으로 혹독했다. 최근 테니스 레슨을 받으면서 다시 예전의 전성기 시절로 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이미지화 시키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에 테니스를 하는 수요일은 눈이 밝아지고 아침부터 발걸음이 가볍다”며 테니스 예찬을 했다.

서울대 교수팀은 이번 5월말에 전북대에서 열리는 전국교수테니스대회에 총 네 팀, 약 30명이 단체전과 개인전을 뛰기 위해 전주로 내려간다. 최근 김정운 교수가 쓴 책 ‘남자의 물건’을 보면 서울에서 지방까지 양 100마리를 끌고 가는 것보다 교수 세 명을 설득해서 함께 가는 것이 더 어렵다는 대목이 나온다. 의사소통 장애는 교수들의 직업병임을 설명하는 대목이 있는데 테니스는 그 직업병마저도 깔끔하게 해소해 주는 묘약임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서울대학교 교수테니스회원들의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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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테니스 회원들의 실력을 업그레이드할 복식 전략을 프린트 해 온 경제학부 류근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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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영문과 정상준 교수, 체육과 전태원 교수. 체육과 신인식 교수, 지리학과 이정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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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공대 욘 교수, 농생과 김도순 교수, 철학과 이남인 교수, 중문과 오수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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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교육과 박동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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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게임을 마치고 나온 교수들, 뒤쪽 가운데 두 명이 테니스를 지도하는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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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하는 교수들과 테니스 강사(왼쪽부터 윤종웅 강사, 욘 교수, 주창남 감독, 김도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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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부상을 딛고 다시 라켓을 잡은 이정만 교수가 스매싱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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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고광호 약대 명예교수, 조종수 농생대 명예교수, 오수형 중어중문학과 교수, 이남인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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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학과 고광호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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